현대ㆍ기아차가 미국 시장에서 대기록을 세웠다. 지난 5월 미국 자동차 시장에서 사상 처음으로 점유율 10%를 넘어섰을 뿐 아니라, 쏘나타와 아반떼(현지 판매명 엘란트라)가 처음으로 각각 일본의 자랑인 중형 캠리(도요타)와 어코드(혼다), 준중형 코롤라(도요타)와 시빅(혼다)를 눌렀다. 일본 업체들이 대지진으로 생산과 판매에서 부진을 보인 사이 강력한 드라이브를 건 것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일본 업체들은 연말까지 대지진 후유증을 겪을 것으로 보여 당분간 현대ㆍ기아차의 상승세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1일(현지시간) 현대차와 기아차 미국 법인에 따르면 현대ㆍ기아차는 지난달 10만7,426대를 팔아 시장점유율 10.1%를 기록했다. 현대차가 1986년 미국 시장에 진출한 이후 현대ㆍ기아차가 시장점유율 10% 벽을 돌파한 것은 처음이다. 현대차는 5만9,214대(전년동월 대비 21% 증가), 기아차는 4만8,212대(전년동월대비 53.4%증가)를 팔았다.
판매 순위에서도 현대ㆍ기아차는 닛산(7만6,148대)과 혼다(9만773대)를 제치고 5위에 올랐다. 4위 도요타(10만8,387대)와는 961대 격차에 불과했다. 1위는 GM(22만1,192대), 2위는 포드(19만1,529대), 3위는 크라이슬러(11만5,363대)가 차지했다.
차종별로 보면 현대차의 쏘나타(2만2,754대)는 세계 최고의 베스트셀링카로 꼽혀 온 도요타의 캠리(1만8,830대), 혼다의 어코드(1만7,018대)를 눌렀다. 아반떼도 2만6대가 판매, 1만8,341대의 혼다 시빅과 1만6,985대의 토요타 코롤라를 앞섰다.
이제 관심사는 현대ㆍ기아차의 상승세가 언제까지 계속될 것인지에 모아진다. 연말까지는 일본 대지진으로 인한 반사 이익을 톡톡히 볼 것으로 예상된다. 도요타, 혼다, 닛산 등 대지진으로 생산 차질을 빚고 있는 일본 업체들은 9~11월께나 완전 정상화가 가능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현대ㆍ기아차의 올해 미국 시장 점유율이 두 자리 숫자를 달성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1~5월 점유율은 8.8%이다.
업계 관계자는 "어차피 일본 업체들의 부진은 한시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라며 "현대ㆍ기아차가 이번 기회를 판매보다는 브랜드 인지도 향상에 활용해야 장기적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송태희기자 bigsmil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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