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인화 과정에 반대하며 대학 본부를 나흘째 점거하고 있는 서울대 총학생회 등은 2일 "총장의 요구에 대해 학생들이 오랜 시간 논의했지만 당분간 점거를 지속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오연천 서울대 총장은 학생들의 면담 요구에 전날 "2일 정오까지 점거를 풀면 학생 대표와 대화하겠다"고 답한 바 있다.
총학생회는 이날 오후 기자회견을 통해 "3일 정오까지 본부의 2차 답변서를 제출해 달라"며 "학교측은 법인 설립준비위를 해체하고 법인화를 전면적으로 재논의하라"고 촉구했다. 이어 "현재 본부의 학사과와 복지과는 정상 업무를 하고 있고 재무과 등 필수 업무를 하는 교직원도 제한적이지만 사무실에 드나들 수 있어 대학 행정이 마비됐다는 일부 주장은 맞지 않다"고 덧붙였다.
박명진 교육부총장도 이날 기자들과 만나"법인화가 되면 등록금이 오를 것으로 우려하지만 등록금을 인하할 여지가 생길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박 부총장은 "서울대 산학협력단 산하의 지주회사가 활성화되면 지식재산권 사업도 활발히 이뤄질 것"이라며 "늘어난 수익금을 등록금 부담을 줄이는 데 사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서울대는 3일 오전 8시 학내 최고 의결기구인 평의원회를 소집해 행정관 점거사태 해결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한편 이날 전국국공립대학교수회연합회는 "서울대 학생들의 법인화 철회 요구를 지지한다"는 성명을 냈다. 이들은 성명서에서 "한나라당이 2011년 예산안을 날치기로 처리하는 과정에서 함께 처리한 서울대 법인화 법안이 결국 총장실 점거농성을 초래했다"고 주장했다.
조원일기자 callme11@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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