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처럼 경기를 하면 우승할 수 있을 것 같다.”
테니스 세계 챔피언 라파엘 나달(24ㆍ스페인)이 시즌 두 번째 그랜드슬램 대회인 프랑스오픈 4강에 오른 직후 이같이 말하며 6연패에 대한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 디펜딩 챔피언 나달이 남은 2경기를 모두 석권, 앙투아코트의 최종 승자에 오르면 1981년 비외른 보리(스웨덴) 이후 30년만에 6연패를 달성하게 된다.
나달이 2일(한국시간) 새벽 프랑스 파리의 스타드 롤랑가로에서 열린 남자단식 8강전에서로빈 소더링(27ㆍ5위ㆍ스웨덴)을 세트스코어 3-0(6-4 6-1 7-6)으로 꺾고 준결승에 막차로 합류했다. 나달의 통산 프랑스오픈 43승(1패)째고 클레이코트 전체론 225승(18패)째다.
이로써 랭킹 1~4위가 준결승에서 만났다. 그랜드슬램대회 4강에서 톱랭커 1~4위가 합류한 것은 1968년 테니스 프로화 이후 12번째다. 특히 나달과 로저 페러러(29ㆍ3위ㆍ스위스), 노박 조코비치(23ㆍ2위ㆍ세르비아) 3인방은 2007년 프랑스오픈 이후 전 대회를 통틀어 통산 20번째 준결승에 함께 이름을 올렸다. 이중 그랜드슬램 대회에서만 8번째 만남이다.
나달은 경기시작과 함께 소더링의 서브를 브레이크, 손쉽게 경기를 풀어나가 81분만에 1,2세트를 따냈다. 하지만 2009년 이 대회 8강에서 나달을 침몰시켰던 소더링은 3세트에선 팽팽히 맞서며 자존심을 지키는 듯 했다. 그러나 3세트 타이브레이크 접전 끝에 나달에 무릎을 꿇었다. 나달은 기자회견에서 “경기를 치를수록 컨디션이 좋아지고 있다”며 “소더링의 실수가 오늘 경기에 보탬이 됐다”고 말했다. 실제 소더링은 이날 더블폴트 3개를 비롯해 41개의 범실을 쏟아냈다.
1회전에서 존 이스너(26ㆍ39위ㆍ미국)를 맞아 풀세트 접전 끝에 신승한 나달은 이후 3-0 완승행진을 벌이며 ‘크레이지 모드’로 변신하고 있다.
나달의 준결승 상대는 앤디 머레이(23ㆍ4위ㆍ영국). 머레이는 팀 헨만 이후 7년 만에 프랑스 오픈 4강에 합류한 영국인으로 주가를 높이고 있다. 나달은 머레이와 역대전적 10승4패로 앞서있다. 지난 5월 몬테카를로 오픈 준결승에서 2-1로 따돌렸다.
나달은 “8강에 오를 때만 해도 만족스런 플레이가 아니었다. 그러나 오늘 경기는 잘 풀렸다. 우승까지 노릴만하다”고 말했다.
한편 시즌 무패가도를 달리고 있는 조코비치는 4일째 경기를 치르지 않아 ‘예상 밖의 긴 휴식’이 연승행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요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최형철기자 hc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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