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정신의학 분야, 특히 정신분열병 연구를 세계적 수준으로 끌어올리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권준수(52ㆍ사진) 서울대 정신과 교수가 지난달 26일 동양인으로는 처음으로 국제정신분열병학회 이사로 선임돼 앞으로 3년동안 국제무대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치게 됐다. 권교수는 정신분열병과 뇌영상학 분야에서 세계적인 수준의 연구를 수행해 왔으며, 최근 정신분열병 발병을 예측하고 예방하는 연구 업적을 인정받아 국제정신분열병학회 이사로 선임된 것이다..
국제정신분열학회는 정신분열병 연구에 탁월한 업적을 이룬 10명의 학자가 이사로 구성돼 있으며, 영국의 시츠 카푸어, 호주의 앨리슨 융, 미국의 스티븐 마더, 필립 하비 등 세계적 석학이 포진하고 있다. 권 교수가 이번에 학회 이사로 선임되면서 이들 세계적 석학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된 것이다.
권 교수는 "정신분열병 예방연구는 아직 세계적으로도 초기 단계라 연구가 크게 진척되지 않고 있지만, 현대의학이 크게 발달하면서 이 병의 연구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대한정신분열병학회 이사장이기도 한 권 교수는 정신분열병의 병명을 바꾸는 데에 힘을 쏟고 있다. 환자의 인권 보호와 편견을 타파하기 위해서다.
그는 지난 2월 대한정신분열병학회 이사장 겸 대회장 자격으로 18개국 500여명의 의사가 참가한 제2차 아시아 정신분열병학회에서 이 병의 명칭을 '현악기 줄을 고르다'는 뜻의 '조현병(調絃病)'으로 변경한 내용을, 해외 학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공식적으로 천명했다. 정신분열병은 이미 일본에서는 '통합실조증'으로, 홍콩에서는 '사각실조증'으로 병명을 바꾸었다.
권 교수는 1984년 서울대 의대를 졸업한 뒤 미국 하버드대 의대 정신과학교실에서 연수했다. 지금까지 정신분열병과 강박증 등의 분야에서 300편이 넘는 논문을 발표했다. 2008년 국내학자로는 처음으로 임기 4년의 국제정신약물학회 평의원회 위원으로 선출되기도 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d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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