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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영어능력평가에 학원만 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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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영어능력평가에 학원만 신났다

입력
2011.06.01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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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개발 중인 국가영어능력평가시험(National English Ability Testㆍ국영평)의 성적이 내년부터 일부 대학 수시모집 전형에서 참고 자료로 활용된다. 내년에 의견 수렴을 통해 수능 외국어영역(영어) 시험을 대체할지 여부도 결정된다. 교과부는 지난달 26일 이 같은 계획을 발표하며 "학교에서 실용영어를 가르치고 평가의 부담은 최소화해 자연스럽게 사교육은 감소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과연 교육당국의 기대가 현실화할 수 있을까. 학원가의 반응은 그 정반대다.

1일 영어전문학원 및 입시학원들에 따르면, 상당수 교육업체들은 국영평 대비 프로그램, 모의고사, 온라인 강의 등을 출시하는 등 이 시장 진출 준비를 이미 마친 상태다. 교육업체 E사는 최근 초중등 학생용 국영평 대비 강좌를 열었고, Y사 역시 올 3월 이미 국영평을 위한 학습 과정을 개설하고 지난달 고득점자용 과정을 추가 개설했다. A사도 1일 온ㆍ오프라인 연계 학습프로그램을 내놓았다. 특히 N사는 최근 국영평 관련 전문 연구소를 만들어 시험 성격, 출제유형, 난이도에 대한 분석에 들어갔다. 모의고사 문항을 충분히 만들어 두기 위한 과정이다. 기존 수능 영어와 달리 말하기와 쓰기가 추가된 국영평 시험의 시장이 빠르게 형성되고 있는 것이다.

한 대형 영어전문학원 관계자는 "일단 시험이 시작되면 학생들은 남보다 많은 연습문제를 풀고 싶어 할 것이고, 수능이 그랬듯 국영평도 교과서와 EBS교재만으로는 충분한 연습 문제를 풀 수 있는 환경이 아닐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이미 많은 노하우와 문제를 가지고 있는 사설업체 모의고사의 수요가 느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자신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애초에 토익은 취업용, 토플은 유학용 시험이기 때문에 국영평이 이 시험을 모두 대체하고 사교육시장도 잡을 수 있다는 생각 자체가 무리수"라며 "오히려 학원 입장에서는 대입용 영어 말하기 시험에 대비하려는 초등학생, 중학생들이 늘어나는 호기를 맞은 셈"이라고 말했다.

교과부의 사교육 관련 보완책은 ▦교원 연수 강화 ▦EBS와 방과후 영어 교육 강화 ▦교육지원청 영어교육 개선 컨설팅단 운영 ▦온라인 연습문항 및 채점 시스템 구축 등이 전부다. 이 같은 방안이 마련되면 학생이 사교육에 의지하지 않고 시험에 대비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학부모들의 생각은 다르다. 최미숙 학교를사랑하는학부모모임 상임대표는 "영어 말하기 교육을 강화한다는 취지에 공감하지만 충분한 준비 없이 평가제도부터 바꾸게 되면 사교육이 늘어날 것은 분명하다"며 "특히 학교 수업과 EBS만으로 이 시험에 대비할 수 있다는 말에 공감하는 학부모는 거의 없다"고 꼬집었다. 그는 "도입 초기 시험 응시횟수를 2회로 제한한다는 방침 때문에 학생과 학부모 입장에서는 이 시험을 완벽히 준비하기 위해서 당연히 학원으로 향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지금 같은 계획대로라면 더 어려워진 수능 영어 시험을 두 번 보는 것과 어떤 차이가 있는지 이해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교과부는 국영평 시행 초기 고3 및 대입희망자 대상으로 해당 시험 응시기회를 2회로 제한하고, 시험이 안정적으로 정착된 이후에나 응시기회 확대 검토를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김혜영기자 shin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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