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할리우드 애니메이션 영화 '쿵푸팬더2'를 두고 문화전쟁에 나섰다. 지식인들은 이 영화가 "서구의 중국 고유 문화 침략"이라며 관람 거부 운동을 시작했고, 중국 정부는 서구 영화업계에 대응한다며 450억위안(7,465억원)을 들여 영화 제작자 단지를 만들었다.
1일 중국 신민망(新民網),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 등에 따르면 중국 행위예술가 자오반디는 일부 신문 잡지에 '나는 '쿵푸팬더2'를 보지 않는다'는 광고를 냈다. 그는 "미국 영화계가 중국 고유의 문화를 상업적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며 "'쿵푸팬더2'는 중국에 대한 할리우드의 문화 침략"이라고 주장했다.
베이징대 중문과 쿵칭둥(孔慶東) 교수는 "심신 수양과 체력 단련을 도모하기 위한 신성한 무술인 쿵푸와 중국의 국보인 팬더(곰)를 결합해 단순한 폭력영화를 만들어냈다"며 "미국이 중국의 상징물을 가져가 중국 문화 침략의 수단으로 사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중국 정부가 베이징 인근 톈진(天津)에 180개의 영화제작사가 들어가는 단지를 조성했다"며 "중국 당국은 현지의 업체들이 '쿵푸팬더' 같은 블록버스터를 만들어 경쟁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중국 당국 및 일부 지식인의 의도는 먹혀들지 않고 있다. 인디펜던트는 "온라인에는 '쿵푸팬더2'와 관련해 2억7,000만개의 댓글이 달렸는데 대부분 긍정적 반응이었다"며 "네티즌들은 '왜 중국 영화제작사는 이런 작품을 만들지 못하는 거냐'는 반응이었다"고 전했다. 실제로 '쿵푸팬더2' 개봉 첫날인 지난달 28일 수입은 6,000만위안(100억원)으로, 중국 개봉 영화 사상 역대 최고였다. 이런 추세라면 중국 개봉 영화 사상 최대 흥행 기록을 세울 전망이라고 현지 언론들은 전했다.
정상원기자 orno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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