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대화 한화 감독은 1일 대전 삼성전에 앞서 취재진에게 알듯말듯한 말을 했다. "류현진의 체인지업이 너무 날카로워서 항상 문제야. "
한 감독은 이날 선발 등판한 '괴물' 류현진(24)에 대해 "삼진을 잡아내는 능력은 국내에는 비교 대상이 없다"면서도 "맞혀 잡는 능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새 구종 개발이 필요하다. 그래야 지금보다 적은 투구수로 많은 이닝을 소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 감독이 류현진에게 원하는 구종은 스플리터. 대부분의 투수들은 투 스트라이크 이후스플리터나 포크볼을 유인구로 사용한다. 그러나 류현진이 던지는 체인지업도 위에서 아래로 떨어져 타자를 맞혀 잡는 데 더할 나위 없다.
문제는 류현진의 체인지업이 워낙 날카로워 타자들의 방망이에 쉽게 맞지 않는 데 있다. 완벽에 가까운 체인지업이 오히려 류현진의 탈삼진 수를 늘리는 대신 체력을 떨어뜨리는 '양날의 칼'인 셈. 한 감독은 "적당히 떨어져야 타자들이 땅볼을 칠 텐데…"라고 크게 웃었다.
이날도 류현진의 체인지업은 '하늘'에서 '땅'으로 떨어졌다. 시즌 세 번째로 삼성전에 선발 등판한 류현진은 7이닝 6피안타 3볼넷 2실점으로 잘 던져 시즌 5승(다승 공동 2위)째를 따냈다. 특유의 '명품'체인지업으로 탈삼진을 8개(83개로 단독 1위)나 잡아내기도 했다. 투구수는 113개(스트라이크 67개)였고, 직구 최고 구속은 150㎞까지 나왔다. 평균자책점은 3.79로 조금 내려갔다.
류현진은 경기 후 "체인지업의 각이 예전만은 못한 것 같다"면서도 "오늘은 커브를 많이 던져 카운트를 잡은 게 주효했다. 평균자책점을 2점대로 끌어내리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타선에서는 7회 호수비로 류현진을 구한 4번 타자 최진행이 5회 천금 같은 좌월 2점 홈런을 때려냈다. 시즌 11번째 축포를 쏘아 올린 최진행은 홈런 단독 3위로 뛰어 올랐다.
잠실에서는 KIA가 LG를 5-1로 꺾고 전날 패배를 설욕했다.
인천에서는 6위 두산이 선두 SK를 2-1로 꺾고 시즌 3번째 3연승을 내달렸다. 두산 선발 니퍼트는 7과3분의2이닝 1실점(비자책) 호투로 시즌 5승(2패)째를 올렸다. 반면 SK 선발 김광현은 7이닝 2실점으로 잘 던졌으나 타선의 도움을 받지 못해 4패(2승)째를 떠안았다. SK 타자들은 전날 3안타에 그친 데 이어 이날도 4안타 빈타에 허덕였다. SK가 홈에서 3연전 중 1, 2차전을 내리 지기는 올시즌 처음이다.
부산에서는 롯데가 넥센을 5-2로 꺾고 5할 승률(22승22패3무)에 복귀했다. 롯데의 5할 복귀는 5월19일 이후 13일 만이다.
성환희기자 hhsung@hk.co.kr
인천=양준호기자 pir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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