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부동산 투자재벌인 미국 트럼프그룹의 후계자가 총 22조원이 투자되는 새만금 개발사업에 대해 높은 평가를 내렸다. 향후 예상되는 한국 정부와의 협상을 의식한 듯 이 사업에 대한 투자 여부를 명확히 밝히지는 않았으나, '새만금은 지리적으로 유리한 곳에 위치해 있으며, 한국 정부의 접근 방법도 현재까지는 적절하다'고 밝힌 것.
트럼프그룹 창립자(도널드 트럼프)의 장남이기도 한 이 그룹의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사진) 수석부회장은 1일 오후 대통령 직속 미래기획위원회와 전라북도가 서울 코엑스에서 주최한 '새만금 국제포럼 2011'에 참석한 직후 본보와 인터뷰를 가졌다.
부친을 대신해 트럼프그룹의 아시아 시장 진출 전략을 주도하는 트럼프 부회장은 이날 인터뷰에서 "입지는 부동산 개발사업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인데, 그런 점에서 새만금은 위치적으로 유리한 곳에 있다"고 말했다. 중국(베이징, 상하이 등) 및 일본(도쿄, 오사카 등) 동북아시아 주요 도시의 중간 지대에 있는 지리적 강점을 지칭한 것으로 보이는데, 실제로 그는 "새만금 사업의 성공을 위해서는 외국인을 유치할 수 있도록 주변 아시아 관광허브 등과 어떻게 밀접하게 연계할 수 있는지가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부회장은 또 "지난 20년간 한국 정부가 새만금 사업을 장기적 관점에서 올바르게 이끌어 왔다"고 평가하면서도 '두바이 모델'을 타산지석으로 삼으라고 조언했다. ▦세계 최고의 7성급 호텔 ▦세계 최고층 빌딩 등으로 '중동의 신천지'란 이미지를 쌓아 투자자들에게 강한 인상을 준 것은 본받되, 주거용 건축개발에만 치중하는 등 실패 요인은 다른 각도에서 분석해야 한다는 것이다.
트럼프 부회장은 "두바이는 아무것도 없는 사막에서 한때 '사막의 기적'을 이뤄냈다는 찬사를 받기도 했지만, 개발의 다양성을 잃었다는 점에서는 분명 한계가 있었다"고 말했다. 또 "특정 분야 개발 프로젝트가 성공했다고 해서 시장성을 고려하지 않고 유사 프로젝트 개발을 계속한 것이 결국 부동산 거품 붕괴 등의 부작용으로 이어졌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총 사업비(22조원)의 절반 이상을 해외에서 유치하려는 한국 정부가 원하는 대답은 내놓지 않았다. 트럼프 부회장은 "최상급 호텔과 호화 주택을 사업모델로 하는 트럼프그룹 입장에서는 투자 계획은 물론이고 투자 여부도 밝힐 단계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전태훤기자 besa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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