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달에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4%를 넘어서는 등 올들어 5개월 연속 물가 고공행진이 계속되고 있다. 이에 따라 당국이 예고한대로 공공요금 인상이 이뤄질 경우 3분기에도 물가 안정은 기대하기 힘들 전망이다.
1일 통계청이 발표한 '5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4.1% 상승했다. 1월(4.1%) 이후 올들어 물가상승률이 매월 단 한 차례도 3%대 이하로 내려가지 않고 있는 것. 다만 오름폭은 3월(4.7%)을 정점으로 완만해지고 있다. 농산물과 석유류 수급 및 가격 안정 덕분이라는 게 물가당국의 설명이다.
하지만 3분기에도 물가가 크게 안정될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 농산물과 석유류를 제외한 근원물가의 오름세가 지속되고 있기 때문.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곡물 등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이 시차를 두고 가공식품 등 공업제품과 외식비의 가격에 반영되고 있다"고 말했다.
하반기에 정부의 공공요금 인상이 예정된 것도 악재다. 삼성경제연구소 정진영 수석연구원은 "인플레이션 기대 심리로 개인서비스 가격이 올라가는 것도 문제지만, 공공요금 인상이 근원물가 흐름에 가장 큰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4분기 정도는 돼야 물가상승률이 3%대로 내려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국개발연구원(KDI) 김성태 연구위원도 "연간 물가 상승률 3%대 달성은 힘들 것으로 본다"고 했다.
재정부 관계자는 "8월까지는 상승과 하락 요인이 상쇄되면서 4% 안팎에서 물가가 등락하다가, 9월께부터 유가 안정세와 작년 기저효과 등으로 3% 아래로 내려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또 "공공요금 인상이 소비자물가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인상 폭과 시점을 조절하겠다"고 덧붙였다.
권경성기자 ficcion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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