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내달 3일 청와대에서 단독 회동을 갖는다. 두 사람은 일단 박 전 대표의 최근 유럽 특사 방문 결과 보고를 명목으로 만나지만 이번 회동에 대한 정치권의 관심은 어느 때보다 높다. 두 사람이 정권 재창출을 위한 국정운영 방향과 한나라당의 7ㆍ4 전당대회 등 중대한 현안을 놓고 긴밀하게 논의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차기 대선을 1년 6개월 가량 앞둔 시점에 대통령과 여권의 유력한 차기 대선주자가 만난다는 사실만으로도 눈길을 끌고 있다. 특히 이 대통령이 당내에서 제기돼온 '박근혜 역할론'에 대해 어떤 언급을 할지 주목된다.
이 대통령은 지난 달 28일부터 11일간 대통령특사로 유럽 3개국을 다녀 온 박 전 대표 및 권영세 권경석 이정현 이학재 의원 등 수행 의원단과 오찬을 함께 하며 특사 활동에 대한 보고를 받을 예정이다. 청와대 홍상표 홍보수석은 31일 브리핑에서 "이 대통령과 박 전 대표는 오찬 직후 단독 면담을 갖고 현재 정치 상황을 비롯한 국정 현안과 국가 미래 관련 사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과 박 전 대표가 마지막으로 단독 회동한 것은 지난 해 8월이었고, 이 때부터 두 사람은 대체로 '화합 기조'를 보여 왔다. 두 사람 사이엔 '정권 재창출'이라는 공동 목표가 있기 때문이다. 3일 회동 의제 역시 정권 재창출의 가능성을 높일 수 있는 방안에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 가장 뜨거운 현안은 내년 총선까지 한나라당을 이끌 차기 당 지도부 구성 문제다. 두 사람은 새 지도부 구성 방향에 대한 의견을 교환하고, 더 나아가 내년 총선과 대선을 겨냥한 여권 운영의 밑그림을 그릴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또 여당의 노선과 직결된 감세 철회 문제와 대학 등록금 인하 방안 등에 대한 정책 조율도 이뤄질 수 있다. 친박계의 중진 의원은 "이 대통령과 박 전 대표는 화합 기조를 재확인할 것"이라며 "이 대통령이 박 전 대표에게 '적극적 역할론'을 주문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최문선기자 moon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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