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9월1일 서울 올림픽파크텔에서는 전육(65) 제6대 한국농구연맹(KBL) 총재(임기 3년)의 취임식이 열렸다. 전 총재는 취임사에서 "2012년 런던올림픽 4강 진출, 프로농구 전경기 TV 중계를 이루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전 총재가 취임사에서 제시한 청사진들은 한국농구의 수장으로서 대국민 공약이나 마찬가지였다.
취임 3년이 지난 시점에서 전 총재의 공약(公約)은 대부분 공약(空約)에 머물고 있다. 한국농구의 국제경쟁력은 아시아에서조차 2류 수준이고, 프로농구는 스포츠 전문 케이블 채널들마저 외면하는 '마니아 스포츠'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현실적으로 한국농구는 세계 4강이 아니라 아시아 2, 3위도 버겁다. 2009년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대표팀 운영을 둘러싼 프로와 아마의 갈등 끝에 한국은 사상 최악인 7위에 그쳤다. 그나마 지난해 아시안게임 은메달로 간신히 체면치레를 했을 뿐이다. 모 구단 감독은 "야구와 축구는 세계대회에서 4강에 갔지만 농구는 달라도 많이 다르다. 올림픽 4강이라는 것은 낙타가 바늘구멍을 통과하는 것보다도 어려운 일"이라고 꼬집었다.
프로농구 전경기 중계도 꿈 같은 얘기였다. 전 총재 임기 첫해였던 2008~09시즌부터 전경기 중계 공약이 어그러졌고, 2010~11시즌에는 플레이오프 경기가 프로야구 시범경기에마저 밀리는 굴욕도 당했다.
국제경쟁력 약화, 국내리그 인기 저하와 맞물려 프로농구 타이틀스폰서 규모도 크게 하락했다. 2004~05시즌 35억원으로 정점을 찍었던 타이틀스폰서 규모는 2008~09시즌 18억원, 2009~10시즌 21억원, 2010~11시즌 23억원에 그쳤다.
전육 총재 측은 그러나 ▲전 총재 취임 후 혼혈선수 제도 도입으로 흥행 촉진 ▲방송 중계 횟수 점차 증대 ▲대한농구협회와 공동으로 대표팀 협의회 창설 등을 공으로 내세워 연임의 당위성을 역설하고 있다.
한편 향후 3년간 한국농구를 이끌 KBL 총재는 1일 임시총회에서 선출된다. 비공개로 진행되는 총회는 경선을 통한 총재 선출 관련 세칙을 마련한 뒤 총재를 뽑을 예정이다. 경선에는 전육 현 총재, 한선교 한나라당 의원, 이인표 KBL 패밀리 회장 3명이 출마했다.
총회는 구단주 모임이지만 10개 구단 단장들이 위임장을 받아 참석하는 게 관례화돼 있다.
최경호기자 squeez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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