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식품회사들이 각종 음료수에 환경호르몬(내분비계 장애물질)의 일종인 디에틸헥실프탈레이트(DEHP)를 첨가한 사실이 드러나 중화권 소비자 사이에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중국신문망(中國新聞網) 등 중국 매체들이 31일 대만 업체들이 DEHP를 첨가해 만든 스포츠음료와 과일주스, 차 등의 제품이 대만뿐 아니라 중국 본토와 홍콩, 마카오 등에서도 판매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DEHP는 딱딱한 플라스틱을 부드럽게 만들어 주는 화학 첨가제로 내분비계 장애를 일으키는 환경호르몬으로 분류되며, 암을 유발하는 것으로도 알려져 있다. 이 물질을 음료수에 첨가하면 물과 기름성분이 따로 분리되는 것을 막을 수 있고 식감을 부드럽게 할 수 있다.
DEHP를 사용해 식품을 만들어 판매해 온 대만 식품회사 수는 모두 206개에 달하며, DEHP가 첨가된 제품은 522종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대만산 음료수 제품에 DEHP가 첨가돼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중국, 홍콩 등의 식품 매장에선 해당 제품들이 판매대에서 수거되기 시작했다. 제조업체들 역시 제품 회수에 나섰다. 그러나 바이란스(白蘭氏), 퉁이(統一) 등 일부 대만 업체들은 중국 본토에서 파는 제품에는 문제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DEHP를 첨가한 제품들은 대만, 홍콩, 싱가포르 등에서만 판매됐기 때문에 중국 본토에서 파는 제품은 안전하다는 것이다.
중국 매체들은 DEHP가 멜라민보다 독성이 약 20배 강한 것으로 조사됐다며 당국에 전수검사 등 식품안전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필리핀 식약청은 지난주 대만으로부터 이 같은 사실을 통보받았으며 강제 리콜조치를 내려야 할지 여부를 검토 중이라고 AP통신은 전했다.
신정훈기자 ho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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