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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서울대 법인화 갈등 폭력은 해법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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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서울대 법인화 갈등 폭력은 해법 아니다

입력
2011.05.31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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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법인화에 반대하는 학생들이 본부건물에 난입해 총장실을 점거, 농성을 하고 있다. 참으로 유감이다. 의사표현의 수단이 충분하고, 대화채널이 봉쇄돼 있지도 않은데 심야에 물리력을 동원해 총장실까지 난입한 행태는 사회적 공감을 얻기 어렵다. 더구나 법률이 이미 제정돼 내년 시행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법의 폐지를 요구하고, 그것도 총장실을 인질로 삼았으니 나름의 명분마저 스스로 훼손하고 있다.

총학생회가 행동을 결정하고 실행에 옮기는 과정은 전혀 학생답지 않아 보인다. '행동을 전개하자'는 안건을 통과시키고, '본부 점거'를 투표로 의결한 모양이 총장실 점거를 목표로 진행됐다는 의혹을 살 만하다. 밤 10시가 넘은 시간에 본부건물 빗장과 총장실 입구 자물쇠를 톱과 쇠톱으로 절단하는 등은 상아탑 안에서 일어나서는 안 될 일들이다. 2,000명에 가까운 학생들이 모여 평화적 비상총회를 열었다니 이런 행동을 피해 의사를 전달할 수단은 충분히 있었다고 본다.

서울대 법인화가 옳으냐 그르냐의 문제는 1995년 이후 끊임없이 제기됐으며 지난해까지 많은 논란을 거쳐 입법화에 이르렀다. 반대 의견을 드러내는 것은 당연하지만 자신들의 의견만이 관철돼야 한다는 고집은 민주시민의 자질을 의심케 한다. 그들이 우려한다는 기초학문 붕괴, 등록금 인상, 학내복지 저하 등은 법인화 과정에서 충분히 논의하고 주장할 여지가 있는 사안들이다. 그들만의 우려가 아니기에 이런 식의 투쟁 방식에 더욱 아쉬움을 갖게 한다.

총장실 점거에 총학생회만이 아니라 일부 교수와 노조까지 포함된 '서울대법인화 반대 공동대책위원회'가 개입했다는 의혹도 개운치 않다. 서울대 노조와 대학본부가 최근 대화협의체를 구성했는데도 진지한 대화보다 폭력적 행동을 앞세웠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점거농성 사태는 반드시 평화적으로 해결돼야 한다. 농성이 장기화하거나 폭력화하여 공권력이 개입하는 상황으로 이어져선 결코 안 된다. 대학과 학생 양측 모두가 조속히 적극적인 대화에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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