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대참사로 기록된 아이티 지진의 피해가 실제보다 크게 부풀려졌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AP통신은 31일 아이티 지진의 사망자가 아이티 정부의 발표보다 훨씬 적다는 주장을 담은 미국 정부의 보고서를 입수, 이같이 보도했다.
미 경제개발처(Agency for International Development)가 작성한 이 보고서는 2010년 1월 발생한 아이티 지진 사망자가 8만5,000명을 넘지 않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아이티 정부는 사망자 수가 30만명을 넘는다고 발표한 바 있는데 이의 약 4분의 1에 불과한 숫자다. 보고서는 또 이재민 수와 건물 피해 등도 당초 알려진 것보다 적다고 분석했다. 아이티 지진 후 난민 캠프에 거주하는 인구수는 150만명으로 전해졌다.
미 정부는 그러나 이 보고서를 공표하지 않았다. 보고서를 작성한 티모시 T 슈와츠는 “그 동안 아이티 정부의 발표엔 의혹이 많았다”고 주장했다.
아이티 정부가 지진으로 인한 사망자 수와 피해 규모를 뻥튀기한 것은 국제 사회에서 더 많은 지원을 받기 위한 목적으로 풀이된다. 또 도로와 통신 등 인프라가 미흡, 정확한 집계가 쉽지 않은 것도 한 몫 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런가 하면 국제사회도 구호지원 약속을 지키지 못해 신뢰를 깨긴 마찬가지였다.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세계 각국이 아이티에 지원하겠다고 밝힌 구호금은 100억달러에 달하지만 실제로 전달된 금액은 10억달러에 불과하다.
박일근기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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