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진수
첫 글 NEW
큰 글 國語辭典
작은 글 국어사전
(동시마중, 2011년 5·6월호)
동시 전문지를 읽다가 세 줄로 된 짧은 동시 한 편에 마음이 덜컥 내려앉았다. 내 책상에 놓인 여섯 권의 국어사전 중에도 표제에 영어가 붙은 사전이 한 권 있었다. 인터넷을 찾아보니, 엣센스 국어사전, NEW 새 국어사전, 프라임 국어사전, 엘리트 국어사전, NEW ACE 국어사전 등 외국어가 명칭에 붙은 국어사전이 꽤 많았다. 왜 하필 국어사전의 명칭에 외국어를 넣었을까. 세계화 시대라고 여기며 외국인들을 배려한 것인가.
어찌 사전뿐이겠는가. 젊은이들이 부르는 노래를 들어보면 영어 안 들어간 노래 가사가 거의 없다. 영어도 그리 고급스러운 영어는 아닌 것 같다. 도시 브랜드 슬로건은 또 어떤가. hi 서울, Dynamic 부산, Pride 경북, Do Dream 동두천, Peel 경남, Only 제주, Always 태백, Good 충주, Yes 구미…. 글로벌 코리아!에 소속된 도시답게 거지반 다 영어가 들어가 있다. 더러, 무궁무진 포천, 만세 보령, 한바탕 전주, 참 진주, 솔향 강릉 같은 우리말을 쓴 곳이 있어 그나마 다행이다.
무심함은 죄다. 국어사전을 매일 보면서도 나는 영문 들어간 표제를 의식하지 못했었다. 무심함에 대한 사죄의 의미로 여기 본인의 졸시 한 편을 올린다.
장애인주차구역표지판
이미 휠체어를 탄 사람이 주차되어 있다
그 위로 교통사고가 나
휠체어를 타야 할 운전자가
차를 몰고 진입한다
차에 깔리는 휠체어에 타고 있는 사람
섬뜩하지 않을까, 자신의 처지를 치는 것 같아
장애인 스티커 붙은 차를 몰고 온 운전자는
일반 운전자들에게는 보호 받을 수 있으나
장애인들에게 반복하여 사고를 당하는 휠체어에 탄 사람
장애의 기억을 각인시켜 주는 것인가, 저 상징은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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