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저축은행 수사/ 잇단 측근비리… 또 '집권 4년차 레임덕'?
알림

저축은행 수사/ 잇단 측근비리… 또 '집권 4년차 레임덕'?

입력
2011.05.29 17:37
0 0

대통령 측근 비리가 잇따라 터지면서 집권 4년 차를 맞은 이명박 정부의 국정운영이 고비를 맞고 있다. 앞으로 핵심 측근이나 친인척의 권력형 비리가 추가로 터질 경우 국정운영 동력이 결정적으로 약화되고 대통령의 임기 말 레임덕(권력누수) 현상이 본격적으로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비리 의혹에 연루돼 공직에서 물러났거나 구속된 이 대통령의 측근이나 친인척은 지금까지 10명에 육박한다. 올해 들어 비리 사건이 집중적으로 터지면서 이 가운데 4명이 구속되거나 공직을 잃었다. 정치권 관계자는 29일 "역대 정권 대부분이 집권 4년 차에 측근 및 친인척 비리 사건 발생으로 급속하게 내리막길을 걸었다"며 "최근 흐름을 보면 현정권도 이 패턴을 따라가는 모양새"라고 말했다.

부산저축은행그룹으로부터 수억원의 돈을 받은 의혹으로 사퇴한 은진수 전 감사원 감사위원도 이 대통령의 측근이다. 은 전 위원은 2007년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과 제17대 대선 기간 이 대통령 캠프에서 'BBK대책반장'을 맡아 야권의 네거티브 공세를 막아낸 인물이다. 그는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자문위원을 거쳐 2009년 감사위원에 임명됐다. 이와 관련 "대통령 측근을 독립성이 요구되는 감사위원에 임명한 것 자체가 잘못됐다"는 지적이 쏟아지고 있다.

앞서 올해 초 함바(건설현장 식당) 비리 연루 의혹으로 배건기 청와대 감찰팀장의 사직(1월)과 최영 강원랜드 사장의 구속(2월) 장수만 방위사업청장의 사직(2월)이 이어졌다. 배 전 팀장은 이명박 서울시장 시절 경찰에서 서울시청으로 파견돼 인연을 맺은 뒤 대선 기간 경호 업무를 맡았었다. 최 사장 역시 이명박 서울시장 시절 경영기획실장과 SH공사 사장을 지냈다. 영남 출신으로 이 대통령의 고려대 후배이자 소망교회를 함께 다닌 장 전 청장은 경제 관련 대선 공약을 만드는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다.

측근 비리는 정권의 국정운영 동력을 결정적으로 약화시킨다. 공직자 비리를 감시하는 기관에 보낸 측근이 오히려 비리에 연루돼 불명예 제대를 함으로써 이 대통령의 후반기 국정운영의 핵심 철학인 '공정사회론'도 치명상을 입을 수밖에 없게 됐다. 이 대통령은 저축은행비리 사건을 돈과 힘을 가진 사람이 벌인 '용서받지 못할 비리'라고 규정하고 반(反)공정사회의 대표적 사례로 간주했다.

때문에 이 대통령의 당혹감과 배신감은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은 26일 은 전 위원의 사퇴서를 몇 시간 만에 전격 수리하고 집권 후 처음으로 청와대 민정수석실을 찾아 1시간여 동안 머물면서 '성역 없는 철저한 조사와 지위고하를 막론한 엄중한 처벌'을 주문했다.

하지만 이명박 정권을 엄습하는 더 큰 불안은 '과연 은 전 위원 의혹이 측근 비리의 끝이냐'는 데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만일 제2,3의 은 전 위원이 나온다면 레임덕의 봇물이 터지는 것을 막을 수 없을 것"이라고 걱정했다.

김동국기자 dkkim@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