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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부조작, 심판도 안전지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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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부조작, 심판도 안전지대 아니다

입력
2011.05.29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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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축구, 불법도박, 승부조작은 밀접한 관련이 있다. 비단 K리그뿐 아니라 이탈리아, 독일, 벨기에, 브라질도 승부조작으로 인해 홍역을 앓았다. 해외축구에서의 승부조작은 '심판 매수'가 단골 메뉴다. 따라서 이번 K리그 승부조작 사건도 '심판 매수'의 가능성을 전혀 배제할 수 없다.

이탈리아 세리에A의 '칼치오폴리'가 심판 매수의 대표적 사례다. 2006년 5월 명문구단 유벤투스를 비롯해 AC밀란, 피오렌티나, 라치오 등 11개팀 단장과 심판이 승부조작에 연루되는 대형 사건이 터졌다. 2005년 브라질에서는 심판 에드밀손이 도박사들로부터 뇌물을 받고 승부를 조작했다. 모두 11경기에 관여한 심판 에드밀손에게 9,600만달러(약 1,040억원)의 벌금형이 선고된 바 있다.

심판들은 경기에 절대적인 영향력을 미칠 수 있어 도박사나 브로커들의 주타깃이 된다. 심판은 득점과 직간접적으로 연결되는 PK와 오프사이드 판정을 내릴 수도 있고, 페널티지역 내에서 몸싸움과 레드 카드 등으로 승부에 영향을 끼친다. 불법 사설 토토에서는 전반전이 끝난 뒤에도 베팅할 수 있는 상품과 스코어를 맞히는 상품 등 다양한 종류가 있다. 따라서 상황과 스코어에 따라 승부조작을 위해 구단의 관리 하에 있는 선수들보다 접근이 용이한 심판들에게 브로커들의 검은 손길이 뻗쳤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선수들에 비해 저연봉인 심판들은 브로커들이 건네는 거액의 유혹에 흔들릴 수 있다. K리그의 주심과 부심은 각 20명. 전업이 심판인 몇 명을 제외하고 모두 투 잡을 뛰어야 할 만큼 경제적 환경이 여유롭지 않다. 주심과 부심은 각 A~D급으로 나눠진다. 4명뿐인 A급 주심이 체력단련비 명목으로 월 300만원, 경기 수당으로 85만원을 받는다. 반면 신입에 해당하는 D급 주심은 월 50만원에 경기 수당 85만원을 챙긴다. 부심의 경우는 A급이 월 200만원, 경기 수당 55만원에 불과하다.

K리그의 주말 경기는 목요일에 심판 배정이 결정된다. 이처럼 미리 심판 배정 결과를 알 수 있기 때문에 브로커들에게 노출되기 쉬운 환경이라 할 수 있다. A구단의 C선수는 "사태가 이렇게까지 번졌다면 심판까지 관련됐을 가능성이 크다"며 의혹을 제기했다. 사실 오랜 전부터 선수들 사이에선 심판에 대한 불신이 크다. B구단의 A선수는 "학원축구에서부터 '어느 심판이 돈에 매수됐다'는 이야기를 듣고, 또 체감했기 때문에 심판에 대한 신뢰감이 떨어진다"고 털어놓았다. 사령탑들도 몇몇 심판에게 노골적인 불만을 제기한다. C구단의 B감독은 "어떻게 이전 경기에서 문제가 생겼던 심판을 중요한 경기마다 또 배정할 수 있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두용기자 enjoysp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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