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사 의약품을 납품하는 대가로 병ㆍ의원들에게 '리베이트'(판매대금의 일부를 구매자에게 사례 명목으로 되돌려주는 것)를 제공해온 제약업체들이 감독당국에 무더기로 적발됐다.
29일 공정거래위원회는 태평양제약 등 제약회사 9곳이 반복적으로 부당한 고객유인 행위를 해왔다며 이들에 대해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총 29억6,000만원을 부과키로 했다고 밝혔다. 업체별 과징금은 태평양제약이 7억6,300만원으로 가장 많고, 한올바이오파마 6억5,600만원, 신풍제약 4억9,200만원, 영진약품공업 3억9,500만원 등 순이다.
공정위에 따르면 이들은 2006년부터 지난해 11월까지 자사 제품의 처방과 판매를 늘리기 위해 병ㆍ의원들에게 반복적으로 ▦현금 및 상품권을 지급하거나 ▦식사나 골프 접대 ▦전자제품 무상 제공 ▦외상매출금 잔액 할인 같은 방식으로 리베이트를 제공해왔다. 일부 업체의 경우 의사들한테 학술논문 번역을 의뢰하고 통상 가격보다 최대 150배나 많은 번역료를 챙겨주는 수법을 쓰기도 했다.
신동권 공정위 서울사무소장은 "2009년 8월'약가인하제' 시행 이후 리베이트를 제공하다 적발된 5개 업체는 보험약가의 최대 20%를 낮춰야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권경성기자 ficcion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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