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정상 등극으로 2010~11 시즌 피날레 장식을 노린 박지성(30ㆍ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꿈이 아쉽게 수포로 돌아갔다.
박지성은 29일 오전(한국시간) 런던 웸블리경기장에서 열린 FC 바르셀로나(스페인)와의 2010~11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 풀타임 출전했지만 눈에 띄는 활약을 보이지 못했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는 1-3으로 완패했다.
영국 현지 언론이 전망한 대로 알렉스 퍼거슨 맨유 감독은 루이스 나니 대신 박지성을 왼쪽 날개로 선발 투입했다. 공격적인 축구를 구사하는 바르셀로나를 막기 위한 전술적 선택이었다. 나니는 공격력이 뛰어나지만 수비적 측면에서는 박지성에 미치지 못한다.
박지성은 전반 초반 다니엘 아우베스의 돌파를 강력한 태클로 저지하며 좋은 출발을 보였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맨유가 압도당하는 상황에서 박지성이 할 수 있는 것은 많지 않았다. 종료 휘슬이 울릴 때까지 그라운드를 누빈 박지성은 양 팀 통틀어 세 번째로 많은 활동량(11.056km)을 보이며 최선을 다했다. 그러나 바르셀로나의 톱니 바퀴 같은 정교한 미드필드진은 박지성이 파고 들 여지를 허용하지 않았다.
현지 언론은 평점 6점을 부여하며 박지성이 평이한 활약을 보인 것으로 평가했다. 경기 내용에서 맨유가 워낙 밀렸기에 팀 내 평점 비교는 큰 의미가 없지만 골을 넣은 웨인 루니(7점)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평점이다.
이로써 박지성은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 징크스’타파를 다음 기회로 미루게 됐다.
박지성은 UEFA 챔피언스리그 본선에서 좋은 활약을 펼쳐 왔지만 결승전에서는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지 못했다. 모스크바에서 열린 2007~08 시즌 결승전에서는 팀이 우승했지만 출전 엔트리에서 제외돼 관중석에서 아쉬움을 곱씹어야 했다.
로마에서 열린 2008~09 시즌 결승전에 선발 출전했지만 미진한 활약 끝에 후반 21분 디미타르 베르바토프와 교체돼 벤치로 물러났고, 팀은 0-2로 완패했다. 29일 경기는 2008년의 벤치 아쉬움과 2009년 패배의 아픔을 일거에 날릴 수 있는 기회로 여겨졌지만 맨유는 바르셀로나에 역부족이었다.
박지성은 이로써 27경기 출전, 8골 6도움이라는 기록을 남기고 2010~11 시즌을 마무리했다. 햄스트링 부상과 2011 아시안컵 본선 출전으로 출전 경기가 많지 않았지만 잉글랜드 진출 후 가장 많은 골을 터트리며 ‘팀의 중심’으로 공인 받은 의미 있는 시즌이었다.
김정민기자 goav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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