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광명시의 한 고교에서 발생한 '정체불명 음료수 구토ㆍ마비 사건'(본보 5월 25일자 12면)은 평소 괴롭힘을 당한 같은 반 친구의 짓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경기 광명경찰서는 자신을 괴롭힌 같은 반 친구 A(18ㆍ3학년)군에게 앙갚음을 하기 위해 제초제 성분을 넣은 음료수를 마시게 한 B군을 상해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고 27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B군은 24일 오전 학교 5층 복도 사물함 안에 제초제 성분을 넣은 매실 원액을 스테인리스 보온병에 담아 초콜릿과 함께 몰래 가져다 놨다. B군은 이날 오후 A군에게 "내 것이 아닌데, 누가 널 주려고 가져 놓은 것 같다"며 A군에게 이 음료를 건넸다. A군은 이 음료수를 같은 반 친구 6명과 나눠 마신 뒤 구토와 마비증세를 보여 병원 치료를 받았다. 문제의 음료수에는 제초제 성분인 '디캄바(dicamba)'가 섞여 있었다.
B군은 경찰에서 "(A군이) 고교 1학년부터 같은 반이었는데 나를 벌레에 비유하는 등 모욕적인 말도 자주했고, 자기 사물함이 비좁다며 사물함을 같이 쓰자고 강요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B군이 인터넷에서 '생명에 지장 없고 배탈나는 방법'을 조사하는 등 적극적으로 A군을 해치려 했던 것은 아니라고 보고, 일단 상해 혐의만 적용해 불구속 수사하기로 했다.
광명=강주형기자 cubi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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