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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ader & Book] 렌즈에 담긴 제주의 평화… 외로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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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ader & Book] 렌즈에 담긴 제주의 평화… 외로움…

입력
2011.05.27 1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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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섬에 내가 있었네/김영갑 지음

한국 사진의 역사와 사진작가를 이해하고자 하는 노력은 한국 카메라 시장에서 소비자들에게 더 좋은 경험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서 시작됐다, 이 과정에서 가장 인상 깊게 다가온 사진 작가는 바로 고 김영갑씨다.

2009년, 우리회사 제품 광고촬영을 제주도 김영갑 갤러리 두모악에서 진행하면서 그의 예술활동에 더욱 매료됐다. 김 작가가 자신의 이야기를 에세이로 엮은 <그 섬에 내가 있었네> 를 보면 그의 발자취를 엿볼 수 있다. 제주도의 아름다움에 사로잡혀 제주도의 사진을 찍기 위해 가난과 싸우면서도 카메라를 놓지 않았던 그의 사진에 대한 열정을 인상 깊게 느낄 수 있었다. 배고픔은 견뎌도 필름이 없어 작업을 못하는 서글픔은 견딜 수 없었다던 그의 이야기에서 예술가의 정신이 묻어났다.

"한 장의 사진에는 사진가의 영혼이 깃들어 있다"는 말을 증명이라도 하듯, 감동적인 에세이와 함께 책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제주도의 풍광을 담은 그의 사진은 하나하나가 모두 감동적이다. 외로움과 평화를 강조하기 위해 채택했다는 파노라마 사진은 정형화된 크기의 사진과 달리 더 큰 감동을 준다.

특히 같은 자리에서 한 그루의 나무를 시간과 계절만을 달리 하여 전혀 다른 느낌의 사진으로 만들어낸 그의 감성에는 찬사를 보내고 싶다. "사진은 1초도 안 되는 시간 안에 승부를 거는 처절한 싸움이다. 한번 실수하면 그 순간은 영원히 오지 않는다. 특히 삽시간의 황홀은 그렇다." 이 문구는 "삽시간의 황홀을 담는다"라는 광고에 사용된 문구의 좋은 모티브가 되기도 했다. 사진은 다시는 오지 않을 그 순간을 담기 위한 치열한 노력이 예술로 승화되는 순간이라는 믿음 때문이었다.

그는 몸이 서서히 굳어 가는 루게릭병에 걸려 카메라 셔터조차 누르지 못하고 음식물을 목으로 넘기지 못하는 극한의 상황에서도 갤러리를 만들겠다는 의지를 실천해 나간다. 사진을 찍을 수 없는 하루는 너무 더기 가기 때문에, 하루하루를 절망이 아닌 희망과 설렘으로 살아가고자 하는 그의 의지의 발로였다. <그 섬에 내가 있었네> 에선 그의 열정과 영혼이 담긴 진정한 작가주의를 만날 수 있다.

오쿠라 키쿠오 소니코리아 컨슈머 프로덕트 부문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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