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K리그가 승부조작 파문으로 1983년 출범 이후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짜고 차는 축구판'이라는 소문이 일부나마 사실로 드러나면서 축구계 전체의 신뢰도에 치유할 수 없는 금이 갔다.
검찰 수사가 확대되는 가운데 한때 국가대표로 활약했던 김동현(27ㆍ상주 상무) 선수도 소환 조사를 받은 것으로 확인돼 충격파는 더욱 크다. 김 선수는 앞서 검찰에 체포된 골키퍼 A, 미드필더 B와는 '이름 값'에서 큰 차이가 난다.
축구 경기의 특성상 1, 2명의 힘으로 승부가 갈리기는 쉽지 않다. 현재까지 밝혀진 검찰 수사 결과는 의혹을 증폭시키기에 충분하다. 한 시즌에 1,2 경기도 나서기 어려운 후보 선수들에게 1억원 이상의 거액이 승부조작의 대가로 제공됐다. 김 선수의 경우 과거 대표팀에서 활약하며 이름 값을 높였지만 최근 K리그에서 활약은 크게 눈에 띄지 않았다. 이들을 매개로 '축구 작전세력'의 금품이 다른 선수들에게까지 전달됐을 정황이 짙다는 것이 축구 전문가들의 견해다. 축구계에선 모 구단의 Y선수가 사실상 브로커 노릇을 한다는 소문도 있다.
승부조작의 배후에 폭력조직이 있다는 얘기도 진작부터 나돌았다. 최근 성행하고 있는 불법 사설 스포츠토토에 중국과 동남아의 검은 돈까지 유입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불법 스포츠토토는 수시로 도메인을 변경하고 해외에 서버를 둔 사이트도 많기 때문에 단속도 어렵다. 베팅 대상은 국내외 축구와 야구, 농구 등이다.
한편 K리그 16개 구단 단장들은 26일 긴급이사회를 갖고 대책을 논의하고, 컵 대회와 정규리그의 스포츠토토 발매를 당분간 중단하도록 요청하기로 했다. 또 경기분석과 현장을 확인을 하는 비리근절대책위원회를 운영, 미심쩍은 내용이 있을 경우 검찰과 경찰에 직접 고발해 수사를 의뢰하기로 했다. 또 부정 행위에 개입한 선수를 제명하고 해당 구단에 승점 감점과 스포트 토토 배당금 지원 중지 등의 불이익을 주기로 했다.
김정민기자 goav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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