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외적 노력에도 불구하고 양국간 '간극'은 좀처럼 줄지 않는 것 같다. 오사마 빈 라덴 사살작전 이후 껄끄러운 관계에 놓인 미국과 파키스탄 얘기다. 최근 중국과의 친밀감을 과시하고 있는 파키스탄 측 반감이 조금 더 커 보인다.
이번엔 파키스탄군 고위 관리들이 오랫동안 반미(反美) 교육을 받아왔다는 주장이 튀어 나왔다. 파키스탄 영자신문 '더 돈(Dawn)'은 25일(현지시간) 폭로 전문 사이트 위키리크스가 공개한 외교전문을 인용, "파키스탄군 고위 장교들이 수도 이슬라마바드 도심에 위치한 국방대학에서 오랫동안 반미 교육을 받아왔다"고 보도했다. 이 외교전문은 이슬라마바드 주재 미 대사인 앤 패터슨이 2008년 12월 작성한 것이다. 이에 따르면 반미 교육에선 미국 정책과 문화에 대한 잘못된 정보들이 주로 다뤄졌으며, 반대로 중국의 모든 것에 대해선 우호적이었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파키스탄 정부는 빈 라덴 사살 작전을 알리지 않은 데 앙금을 품고 자국 내 미군 병력의 축소도 요구했다. 미 국방부 데이브 레이펀 대령은 이날 "최근 파키스탄 정부가 파키스탄군 훈련 임무를 맡은 미군 병력이 더 이상 필요 없다는 내용을 서면으로 알려왔다"며 "이에 따라 해당 병력의 철수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파키스탄에 주둔하는 미군은 대테러 교관과 미 중앙정보국(CIA) 요원을 합쳐 200~300명 수준이다.
게다가 최근 미 워싱턴포스트는 파키스탄이 빈 라덴 제거 이전 약 150명인 미 특수부대 규모를 20~30명 수준으로 줄이도록 요구했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미국과 파키스탄의 불편한 관계가 빈 라덴 사살작전 전부터 진행되고 있었다는 얘기다.
신정훈기자 ho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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