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스니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 퇴진 이후 이집트와 이스라엘 관계가 악화일로다. 급기야 이집트는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와의 연결 통로마저 영구 개방했다.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봉쇄정책에도 적잖은 타격이 예상된다.
이집트 과도 군사정부는 팔레스타인 가자지구를 이집트와 연결하는 유일한 통로인 라파(rafah) 국경 통로를 오는 28일부터 개방키로 했다고 AP통신이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팔레스타인 과격 정파 하마스가 장악하고 있는 가자 지구에 대한 봉쇄를 완화하겠다는 것이다. 라파 국경통로는 2007년 6월 무바라크 정권에 의해 폐쇄됐었다.
이집트 관영 통신 MENA는 라파 국경통로가 28일을 기해 오전 9시부터 밤 9시까지 매일 개방되며 이 조치는 항구적으로 계속될 것이라고 전했다. MENA는 "팔레스타인 분할 상태 종식과 민족간 화해를 도모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미 워싱턴포스트는 "이집트가 라파 국경통로 개방 문제를 하마스와 협상하면서 하마스와 파타간 화해를 조건으로 내세웠는데 하마스가 이를 받아들이면서 성사됐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가자 지구에 거주하는 150만 명의 팔레스타인 난민들은 4년 만에 이곳을 자유롭게 출입할 수 있게 됐다. 단 18~40세 남성의 경우 이집트 비자를 소지하고 있어야 한다.
이집트 과도 군사정부는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2007년 6월 봉쇄 조치 이전의 규칙이 다시 적용될 것이라고 밝혔다. 1967년 3차 중동전쟁에서 이스라엘이 승리한 뒤 설치된 검문소는 2005년 38년 만에 개방되며 유럽연합(EU) 감시 하에 이집트와 팔레스타인이 통제권을 갖기로 했었다. 그러다 2007년 다시 폐쇄됐었다.
라파 검문소 개방에 대해 이갈 팔모르 이스라엘 외무부 대변인은 논평 자체를 거부했다. 이번 조치에 대한 불편한 심기를 그대로 드러낸 것이다. 이스라엘과 이집트간 갈등은 '친이스라엘' 정책을 유지해왔던 무바라크 정권 붕괴 이후 두드러지고 있다. 앞서 지난 2월 이집트 과도 군사정부가 이란 군함의 수에즈 운하 통행을 허가하자 이스라엘이 강력 반발했고, 지난달 말에는 이집트가 하마스와 파타의 단일정부 구성 합의를 중재해 이스라엘을 다시 자극하기도 했다.
신정훈기자 ho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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