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그제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마친 뒤 베이징을 떠나 귀로에 올랐다. 지난해 8월 말에 이어 9개월 만인 이번 회담에서는 경협 문제와 전통적인 우호협력 증진 방안, 한반도 정세 및 6자회담 재개 문제 등이 주로 논의됐을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양국간 경제협력과 지원 문제가 집중 논의됐을 가능성이 크다. 원자바오 중국 총리는 김 위원장을 초청한 목적이 중국의 발전상황을 이해하고 활용하는 기회를 주는 데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부응하듯 김 위원장은 20일 특별열차편으로 수 천㎞를 강행군하며 주요 산업시설을 둘러봤다. 개혁개방의 눈부신 발전 현장을 직접 보고 느낀 경험이 북한의 경제개혁으로 이어지기를 기대한다.
양국 경제합작의 핵심 축인 황금평 개발사업과 나선특구 개발은 기대와 우려를 함께 갖게 한다. 중국 단둥과 북한 신의주를 연결하는 압록강 하류 섬 황금평 개발은 '개성공단식' 기업을 포함한 다양한 합작사업이 예상되고 있다. 또 중국의 야심적인 동북3성 발전 전략인 창-지-투 계획과 연계된 나선특구 개발을 통해 북한은 원자재와 첨단기술 기업 등을 유치, 강성대국의 선도구역으로 삼는다는 복안이라고 한다. 특히 중국은 나선특구 내 나진항에 창-지-투 개발 성공의 관건인 동해출항로 확보가 걸려 있어 연계개발에 강한 의욕을 보이고 있다. 북중 경협 확대는 북한의 개혁개방을 추동하는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북한경제의 중국 예속을 심화시키고, 남북경협 필요성을 크게 감소시킨다는 점에서 우려가 크다. 더구나 5ㆍ24 대북제재 조치로 개성공단을 제외한 남북경협은 거의 중단된 상황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어제 김 위원장의 잦은 방중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피력했지만 상황은 그리 만만치 않다. 김정일 방중 이후 가속화할 북중 밀착을 면밀히 주시하고 대책을 세워야 한다. 북측도 과도한 중국 의존이 자신들의 체제나 민족공동체 앞날에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는 점을 인식하고 남북관계 회복에 적극 나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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