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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일근의 길 위의 이야기] 고래에게 절하고 싶은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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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일근의 길 위의 이야기] 고래에게 절하고 싶은 이유

입력
2011.05.26 0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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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울산 고래축제’가 시작됐습니다. 축제의 시작을 알리는 고유제가 고래문화특구 장생포서 있었습니다. 축제의 집행위원을 맡고 있어 고유제 헌시 ‘모성의 바다를 위하여’를 썼습니다. 최근 해양생물학자이자 환경운동가인 엘린 켈지의 를 감명 깊게 읽었습니다. 그 책은 ‘우리가 모르는 고래의 삶’에 대한 보고서였습니다. 귀신고래의 모성은 전부터 알고 있었습니다. 미국에서 ‘Gray Whale’이라 부르는 귀신고래는 새끼에 대한 모성이 지극해 제 새끼를 잡아간 포경선을 향해 목숨을 걸고 공격해 ‘Devil Fish’라고도 불렀다고 합니다. 엘린 켈지의 책에서 우리가 대왕고래라 부르는 흰긴수염고래 어미는 새끼를 낳아 6개월간 무려 40톤의 젖을 먹인다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40톤의 젖이라니! 상상도 할 수 없었습니다. 그 젖을 먹고 17톤쯤 자란 새끼 고래가 독립을 할 때쯤이면 100톤이 넘는 어미 고래는 척추가 앙상하게 드러날 정도로 야위어져 있다고 합니다. 흰긴수염고래 어미는 제 몸의 20~25%까지 축내는 모성으로 젖을 먹이는 것입니다. 그러고도 다시 지방을 채워 2년 후에 또 새끼를 낳는다고 합니다. 저의 헌시는 그 모성에 대한 감사였습니다. 그 모성을 키운 바다에 대한 애정이었습니다. 이제 울산의 고래바다에서 고래를 만나면 절부터 해야겠다고 마음먹었습니다.

시인ㆍ경남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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