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8개국(G8)이 북아프리카 및 중동지역 민주화를 위해 대규모 경제 지원에 나서기로 했다. 리비아 사태에 대해서도 한 목소리로 우려를 표했지만, 해법에 있어선 견해차를 드러냈다.
G8은 27일 프랑스 북부 휴양지 도빌에서 폐막한 G8 정상회담에서 이집트와 튀니지에 200억달러(약 21조7,000억원) 지원을 골자로 한 '도빌 파트너십'을 채택했다. 정상들은 선언문을 통해 "아랍권에서 진행 중인 변화는 베를린장벽 붕괴 이후 동유럽의 문호개방과 같은 역사적 사건"이라며 "'아랍의 봄'에 대한 열망을 강력히 지지한다"고 말했다.
지원금은 2013년까지 국제통화기금(IMF), 유럽투자은행(EIB), 유럽부흥개발은행(EBRD) 등 국제 금융기관이 이집트ㆍ튀니지에 원조하는 형식으로 제공된다. 이날 이집트 과도정부와 튀니지 정부 대표가 참석한 가운데 경제지원에 대한 서명식도 열렸다.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은 이번 회담에서 중동지역에 대한 적극적 지원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19일 '중동판 마셜플랜'을 발표하면서 이집트에 10억달러의 채무 탕감과 해외민간투자공사를 통한 10억달러 대출지원 등을 발표한 바 있다. 프랑스는 개발 원조로 이집트에 연간 2억5,000만달러를 제공하겠다고 이미 밝혔고, 영국도 대(對) 중동ㆍ북아프리카 원조를 1억1,000만파운드로 확대하겠다고 약속한 상태다.
또 카타르 정부가 사우디아라비아, 쿠웨이트,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등과 함께 중동지역 국가들을 돕기 위한 '중동개발은행'을 설립할 계획이라고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냉전종식 이후 유럽연합(EU)이 동유럽 국가들의 경제재건을 도울 목적으로 설립했던 EBRD와 같은 역할을 하겠다는 것이 목표다.
G8 정상들은 그러나 리비아 사태 해결 방안에 대해선 이견을 보였다. 정상회담 선언문에는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국가원수는 정당성을 잃었다"며 그의 즉각 퇴진을 요구하는 내용이 담겼으나 러시아의 입장을 달랐다. 알렉산서 올로프 프랑스 주재 러시아 대사는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북대서양조약기구의 공습은 도를 넘었으며 러시아는 화가 나 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선언문에는 리비아에 대한 구체적 제재 방안은 포함되지 않았다. 반면 오바마 대통령과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은 "리바아 사태가 끝날 때까지 카다피를 겨냥한 북대서양조약기구군의 공격을 계속 진행하는데 완전한 합의를 봤다"고 밝혔다.
한편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은 차기 국제통화기금(IMF) 총재 후보 출마를 선언한 크리스틴 라가르드 프랑스 재무장관을 "매우 능력있는 여성"이라고 추켜세워 IMF 총재 인선이 사실상 라가르드 장관 쪽으로 가닥을 잡았음을 내비쳤다.
신정훈 기자 ho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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