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이 선전 팸플렛처럼 당장 힘을 발휘하는 것은 아니다. 사람의 마음과 감수성을 바꾸고 언어를 바꿈으로써 길게 봐서 그 사회와 개인의 삶을 더 심층적으로 바꾸는 것이다."
창작과비평 편집인이자 문학평론가인 백낙청(73) 서울대 명예교수가 문학 위기의 시대에 문학의 방향과 역할을 일깨우는 새 평론집 (창비 발행)을 펴냈다. 이후 5년 만에 나온 평론집이다. 그는 이와 함께 1978년 펴낸 첫 평론집 과 두 번째 저서 를 합본한 평론집도 재출간했다.
33년 전 첫 평론집과 신작을 함께 출간한 그는 25일 기자간담회에서 "책을 내는 것은 언제나 기쁨이지만 이번에는 두 배, 세 배의 기쁨"이라며 "우리가 처한 상황은 많이 달라졌지만 민족문학론 등을 처음 제기할 때 가졌던 문제의식은 변하지 않았다"고 소회를 전했다.
백 교수는 책에서 최근 한국 문학이나 비평이 사회 상황과 맥락에서 동떨어져 있다고 지적하면서도 김애란 신경숙 김려령 윤영수 박민규씨 등의 문학적 성취에도 주목한다. 최근의 비평 풍토에 대해서는 "자기들끼리만 알아들으면 된다는 식으로 너무 어렵게 쓰는 경향이 있고, 비평은 안하고 자기 식의 해석에 작품을 맞추고 있는 면도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첫 평론집을 재출간한 데 대해"60, 70년대에 쓴 글을 다시 읽어 보니 부끄러운 점도 있지만 그때 내가 가고자 했던 길에 충실해 왔다는 자부심도 들었다"며 "앞으로도 초심을 잃지 않겠다는 다짐을 하는 계기도 됐다"고 말했다.
송용창기자 hermee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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