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해균 삼호주얼리호 선장은 소말리아 해적에 대한 국민참여재판 사흘째인 25일 "(해적들이) 한편으로는 불쌍하다. 법이 허락하는 한 가장 약한 형량을 줬으면 한다"는 뜻을 밝혔다. 재판부는 석 선장이 아주대병원에 입원 중인 점을 고려해 지난 9일 병원을 방문, 증인 심문 절차를 밟았다.
석 선장은 이어 "처음 왼쪽 복부에 총을 맞았는데 누가 쐈는지, 어떤 자세에서 맞았는지 등은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검찰은 "석 선장이 통상적인 쇼크에 인한 기억 상실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석 선장의 주치의인 이국종 아주대병원 외상외과 교수 역시 이날 증인으로 나와 석해균 삼호주얼리호 선장의 증상과 치료 과정, 총상을 근거로 한 총격 당시 상황에 대한 소견을 밝혔다. 이 교수는 "석 선장은 복부에 3발 등 총 6발의 총상을 입었으며 특히 왼쪽 복부에서 오른쪽 옆구리로 관통한 것으로 보이는 총탄으로 인해 대장과 오른쪽 간이 크게 손상됐다"며 "주로 좌측의 총상이 심각한 것을 볼 때 좌측 위에서 아래로 비스듬하게 총격이 가해진 것으로 추정되고, 도망이나 이동 중 혹은 (피하기 위해) 몸을 비튼 상태에서 직사화기에 의해 맞은 걸로 보이지만 총탄이 우리 해군의 것인지, 해적의 것인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에는 검찰의 요청에 따라 해적 아울 브랄랫과 압디하르 이만 알리가 증인으로 나와 "조타실에 총을 들고 있는 아라이를 봤다. 다만 총 쏘는 걸 직접 보지는 못했다"고 진술했다. 석 선장에게 총을 쏜 것으로 검찰에 지목된 모하메드 아라이는 그간 "당시 조타실에서는 총을 든 적이 없다"고 부인해 왔다.
구치소에서 한글을 배우고 있는 브랄랫은 우리나라 말로 "검사님, 앞으로는 다시 해적질하지 않겠습니다"라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형 집행 후 한국정부에 시민으로 살 수 있도록 허락해 달라고 말하고 싶다"고 귀화의사를 밝혔다.
재판부는 26일 증거 조사와 아라이, 알리에 대한 피고인 신문을 하고, 27일 배심원 평결 등을 거쳐 최종 선고한다.
부산=남상욱기자 thoth@hk.co.kr
강성명기자 smk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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