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과 LG가 소모성 자재 구매 대행(MRO) 사업 범위를 계열사와 1차 협력사로 제한하고 신규 영업도 중단키로 했다.
삼성과 LG는 25일"계열사와 1차 협력사의 물량 이외에는 신규 영업을 하지 않겠다"는 내용의 MRO 사업 방침을 밝혔다. MRO 사업은 소모성 자재에 대한 유지(Maintenance) 및 보수(Repair), 운영(Operation) 등을 대행하는 것으로, 삼성은 아이마켓코리아(IMKㆍ2000년 설립)를, LG는 서브원(1999년 설립)을 각각 계열사로 두고 있다. IMK는 지난해 1조5,492억원을, 서브원은 2조2,738억원의 매출을 각각 기록했다. 이 중 IMK는 약 83%를 삼성 계열사에서, 서브원은 약 70%를 LG 계열사에서 매출을 올리고 있다. 최근 삼성과 LG를 포함한 대기업들의 MRO 계열사들은 중소기업들의 사업 영역을 침범하면서 정부의 동반성장 정책 기조에 위배된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삼성 관계자는 이날 "삼성 계열사들이 유지·보수·운영과 관련한 소모성 자재를 납품 받기 위해 설립된 IMK는 앞으로 계열사 및 1차 협력업체 위주로 영업하고 더는 신규 거래처를 확보하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중소기업과 거래가 많은 정부와 공공기관의 물량은 기존 거래가 끝나는 대로 더는 입찰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 이외의 다른 고객에 대해서는 고객과 소액주주 입장을 고려해 상대방이 원하면 거래를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이와 함께 삼성은 중소기업계와 학계의 추천을 받아 IMK 사외이사 2명을 추가 선임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현재 사내이사 3명과 사외이사 1명으로 구성된 IMK의 사내ㆍ외이사는 동수를 이룰 전망이다.
아울러 삼성은 IMK 이사회 산하에 학계와 중소기업계 인사로 구성된 동반성장 자문기구를 설치해 중소기업의 애로 사항을 모아 해결책을 찾기로 했다. 삼성은 특히 중소기업이 MRO와 관련해 해외 판로를 개척하는 것을 적극 지원할 방침이다.
LG MRO 계열사인 서브원도 최근 중소기업청 주관으로 열린 양측 간 사업조정회의에서 소모성 자재 거래 등을 포함한 공구유통도매상들이 요구한 4개 사항을 모두 수용하기로 했다.
서브원은 이에 따라 공구상협회가 원하는 대로 ▦종전 MRO 사업 고객사에 대해 공구유통상에게 불합리하게 거래를 중단하지 않고 ▦매년 초 중소기업중앙회 주관으로 적정 이윤 보장을 위한 협상을 진행하며 ▦공급회사 변경 때는 협회에 통보하고 ▦2차 협력업체 이하 및 중소기업 진출을 금지한다는 내용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LG 관계자는"공구상협회 수용 여부가 관건인데, 사업조정 신청 때 요구한 4개 사항을 모두 들어주기로 했기 때문에 조만간 자율 합의에 이를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삼성과 LG의 이 같은 방침에 대해 중소 기업계는 일단 환영하는 분위기다. 중소기업중앙회 관계자는"MRO 사업에 대한 삼성과 LG의 결정은 환영할 일"이라면서도"대ㆍ중소 기업간 동반성장을 위해서라도 MRO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다른 대기업에서도 개선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허재경기자 rick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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