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르비아 국영방송인 RTS가 1990년대 발칸 반도를 피로 물들인 보스니아 내전 당시 정권 편에서 편파 보도를 일삼은 점에 대해 공식 사과했다.
RTS 이사회는 23일(현지시각) 인터넷 홈페이지에 낸 성명을 통해 "90년대의 비극적인 사태를 보도하면서 정권의 선전 도구로 전락, 세르비아인들과 이웃 국가들에게 모욕을 가한 것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밝혔다. RTS 이사회는 이어 "슬로보단 밀로셰비치 전 세르비아 대통령 치하에서 야당 세력을 일방적으로 비난하는 등 정권의 나팔수 역할을 자임했다"고 고백했다. RTS는 이어 2000년 10월 밀로셰비치가 하야한 이후 편집 방향을 바꿨으며, 앞으로도 공영방송으로 거듭나기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밀로셰비치 전 대통령은 보스니아 내전 당시인 95년 스레브레니차 인근에서 5일간 8,000여명의 이슬람계 남성과 소년들을 학살토록 지시하는 등 1989년 대통령으로 선출된 후 물러나기까지 발칸 반도를 전쟁과 인종 청소의 소용돌이에 몰아넣었다. 그는 2001년 유엔 국제유고전범재판소에 의해 구속ㆍ기소된 뒤 2006년 3월 네덜란드 헤이그 유엔 구치소에서 심근경색으로 숨졌다.
박관규기자 ac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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