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신용카드 사용액은 늘어나지만, 쓴 만큼 적립된 포인트를 제대로 활용하는 소비자는 많지 않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카드 사용액(신용판매)은 해마다 늘어 2007년 312조원에서 지난해 412조원을 기록했다. 3년 새 100조원이나 늘어난 것. 반면 포인트 소멸기한이 보통 5년(씨티카드는 무제한)인데, 쓰지 않고 사라지는 포인트는 연간 평균 1,000억원을 웃돌고 있다. 작년에도 소멸된 포인트는 1,169억원에 달했다.
소비자들은 "1,000원당 10~20원 쌓이는 포인트를 언제 모아 제대로 쓰겠냐"고 말하지만, 업계에 따르면 연간 카드 사용액이 1,000만원이면 평균 10만~20만원의 포인트를 쌓을 수 있다. 묻어둔 포인트만 잘 활용해도 재테크가 될 수 있는 셈이다.
기본의 달인
포인트를 손쉽게 활용할 수 있는 곳은 카드사가 운영하는 포인트몰이다. 신한(shopping.shinhancard.com)을 비롯해 삼성(samsungcardpointmall.com), 현대(mpointmall.hyundaicard.com), 롯데(lottecard.co.kr/eshopping), 비씨카드(top.bccard.com) 등은 모두 자체 포인트 쇼핑몰이 있다. 포인트를 초과한 금액을 해당 카드사의 카드로 결제하면 포인트를 추가 적립해주고, 설사 포인트만으로 구매하더라도 일반 인터넷 쇼핑몰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물품을 살 수 있다. 현대카드는 오프라인 매장인 'M포인트몰'을 강남 센트럴시티와 영등포 타임스퀘어, 잠실 롯데월드에서 운영 중이다.
기프트카드나 상품권으로 바꾸거나 아예 현금으로 돌려받을 수도 있다. 이런 서비스는 특히 은행권 카드사들이 금융기관의 장점을 활용해 전략적으로 내놓고 있다. 신한카드는 적립된 포인트를 문화상품권이나 롯데ㆍ현대백화점 상품권(포인트 특화 카드만 해당)으로 교환해 준다. 씨티카드도 1만 포인트 이상이면 신세계, 현대, 갤러리아 백화점 상품권으로 교환이 가능하다. 하나SK카드는 현재 5,000포인트 미만은 현금으로, 그 이상은 국민관광상품권이나 SK주유소 상품권으로 바꿀 수 있는데 6월부터는 3만 포인트 이상이면 현금으로 바꿀 수 있게 된다. 비씨카드는 3만 포인트 이상이면 현금으로 돌려받을 수 있다.
생활의 달인
포인트로 세금도 낼 수 있다. 서울시는 신한, KB국민, 삼성, 롯데, 하나SK, 비씨, 외환, 농협NH, 씨티카드, 우리카드 등 10개사와 제휴해 재산세, 취득세, 자동차세 등 모든 지방세와 상하수도 요금, 각종 과태료를 포인트로 결제할 수 있게 하고 있다.
서울시에 따르면 올 1월부터 전국 최초로 이 제도를 시작한 결과 시행 100일만에 8만6,415명이 15억900만원의 세금과 공과금을 포인트로 결제했다. 1인당 평균 1만7,462원씩인 셈이다. 다음달부터는 자동차세, 재산세, 주민세 등 정기분 지방세가 부과된다. 포인트 결제를 원하는 사람은 서울시 지방세 인터넷 납부시스템(etax.seoul.go.kr)을 통하면 된다.
포인트로 기부활동도 펼칠 수 있다. 신한, 삼성, KB국민 등은 홈페이지에 기부 코너를 마련해 뒀다. 1포인트 이상 가능하고 연말 정산 시 소득공제 혜택도 받을 수 있다.
포인트에도 유통기한이 있다는 점은 주의해야 한다. 씨티카드를 제외한 모든 카드사는 소멸기한이 5년이며, 월 단위로 소멸된다. 예컨대 2006년 12월에 쌓은 포인트는 2011년 11월까지만 사용 가능하다. 신용카드 회사만 동일하다면 기존 카드를 해지한 뒤 다른 종류의 카드로 교체해도 포인트는 승계된다.
강아름기자 sar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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