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태훈(23ㆍ두산)은 결국 2군으로 내려갔고 김경문(53) 두산 감독은 “모든 책임은 감독에게 있다”며 고개를 숙였다.
LG와 두산의 3연전 첫 경기가 열린 24일 잠실구장. 두산 선수들은 오후 2시께 하나 둘씩 ‘출근’했다. 송지선 MBC SPORTS+ 아나운서가 투신 자살했다는 충격적인 소식을 접한 다음날이었다. 송 아나운서는 두산 소속 투수 임태훈과의 스캔들로 연일 논란의 중심에 있다가 갑작스럽게 목숨을 끊었다. 두산 선수들의 표정은 하나같이 어두울 수밖에 없었다.
두산 구단은 선수들이 경기장에 나오기 시작할 무렵 보도자료를 발표했다. 내용은 “두산 소속 선수의 개인적인 일로 인해 팬들과 야구 관계자들에게 심려를 끼친 점에 대해 죄송스럽게 생각하며 야구 방송인의 죽음에 애도를 표한다”는 것. 그러면서 임태훈을 이날 1군 엔트리에서 말소시켰다고 알렸다. 이유는 “정신적 충격으로 인한 심신의 불안정”. 지난 9일 구위 저하와 스캔들 여파로 2군으로 내려갔다가 22일 1군에 올라온 임태훈은 이틀 만에 다시 1군에서 제외됐다.
한편 오후 4시30분께 3루 덕아웃에 나온 김 감독은 “유감스럽고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했다. 평소보다 많은 취재진을 보고 놀란 김 감독은 마음의 준비가 필요한 듯 20여분간 침묵을 지킨 뒤 입을 뗐다. “같이 야구장에 있었던 분인데 안 일어났어야 할 일이 일어났다. 유감스럽고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힌 김 감독은 “모든 책임은 감독한테 있다. 팀을 잘 추스르겠다”고 짧게 밝힌 뒤 무거운 표정으로 자리를 떴다.
양준호기자 pir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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