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회사원 윤영훈(31)씨는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태블릿 컴퓨터(PC)를 사기 위해 전자상가에 나섰다가 뜻하지 않은 고민에 빠졌다. 여러 제품의 태블릿 PC를 직접 비교해 보기 위해 매장을 찾았지만 정작 눈에 들어온 것은 최신 기능의 노트북이었기 때문. 그는 "태블릿 PC에 비해 성능이 우수하면서도 옛날 제품에 비해 가벼워진 노트북을 보고 마음의 결정을 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노트북 업계의 생존경쟁이 치열하다.
들고 다니기도 좋고, 읽기도 편한 태블릿 PC가 강력한 도전자로 등장하면서부터다. 데스크톱 PC와의 경쟁에서 주도권을 쥔 노트북이 또 다른 경쟁자를 만난 셈이다. 노트북 업계가 체중 감량과 더불어 특수 소재 사용 및 배터리 시간 연장 등으로 살 길을 모색하고 있는 이유다.
태블릿 PC와의 진검 승부에서 살아남기 위한 노트북 업계의 처절한 몸부림은 먼저 뼈를 깎는 다이어트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달 초 11.6인치 크기로 출시된 삼성 센스 시리즈 9 제품은 무게를 1.06㎏까지 줄이면서 휴대성을 극대화 시켰다. 아울러 배터리 지속시간도 기존 제품 대비 3배 이상 연장된 최대 6.1시간으로 설계됐다. 여기에 차세대 저장장치로 불리는 솔리드 스테이드 디스크(SSD)를 장착, 부팅 시간도 3초 이내로 낮추며 동작 속도를 개선시켰다. 이 제품은 또 첨단 항공기 소재인 듀랄루민을 사용, 외부 충격에 대비해 내구성도 크게 높였다.
특수 소재는 올해 2월 중순 선보인 아수스의 U36Jc(13.3인치) 노트북에도 사용됐다. 경량 소재인 마그네슘과 알루미늄 합금 상판을 채택한 이 제품은 10억분의 1입자를 가진 나노 코팅을 입혀 지문이나 긁힘 방지와 함께 무게(1.4㎏) 및 두께(19㎜)도 낮췄다. 한 번 충전으로 배터리 지속 시간을 10시간까지 늘린 것도 이 제품의 장점이다.
LG전자는 두께와 테두리(베젤)를 대폭 줄인 노트북으로 맞서고 있다.
이번 주말부터 시중에 공급될 14인치 크기의 엑스노트 P430 제품이 대표 모델. 상판 화면 두께 4.5㎜에, 테두리 폭 10㎜로 설계된 이 제품은 LG디스플레이와 협력을 통해 제조됐다.
14인치 고화질 발광다이오드(LED) 디스플레이를 내장하고서도 무게는 1.94㎏으로 12인치 노트북 수준에 불과하다. 인텔 2세대 코어 프로세서 기반에 500기가바이트(GB) 대용량 하드디스크를 갖췄으며 최대 8GB까지 메모리 확장도 가능하다. 날렵하고 견고한 알루미늄 소재를 채택했다.
도시바코리아의 경우, 지난 달 전문가들을 위한 고성능 모바일 비즈니스 노트북 R800시리즈 3종(R830, R840, R850)을 공개했다. R830(13.3인치)에는 일반 플라스틱 케이스 보다 13배 강한 마그네슘 합금 케이스가, R840(14인치)과 R850(15.4인치)에는 플라스틱 보다 강성이 5배 가량 높은 고강도 합성수지(HSR) 등이 각각 적용돼 비틀림이나 압력, 진동 등에 잘 견디게 제조됐다. 내구성이 강한 재질을 채용했음에도 R830 모델은 1.47㎏, R840은 1.99㎏, R850은 2.39㎏ 등으로 동급 제품 대비 가볍게 설계됐다.
업계에선 태블릿 PC의 인기가 높아지고는 있지만, 노트북의 자리를 완전히 대신하기엔 어려울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업체 관계자는 "불편한 입력 방식이나 업무용으로 사용하기엔 다소 모자란 성능 등은 태블릿 PC의 약점으로 지적되고 있다"며 "이동성과 배터리 지속 시간 등을 태블릿 PC 수준으로 끌어올리면서도 성능을 더 높인 노트북이 계속 등장할 것"이라고 전했다.
허재경기자 rick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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