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서규용 농림수산식품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국회 농림수산식품위원회의 인사청문회에서 여야 의원들은 서 후보자의 쌀소득보전직불금 수령 의혹을 집중적으로 따졌다. 의원들은 서 후보자의 생활 근거지가 서울인데 충북 청주시 일대의 과수원과 전답에서 직접 경작이 가능했겠느냐는 의문을 제기하면서 몰아붙였다.
민주당 김영록 의원은 "서 후보자가 2007, 2008년 충북 농지에서 직접 경작하지 않으면서도 정부로부터 직불금(총 59만8,360원)을 수령했다"고 부당 수령 의혹을 제기했다. 농림부 차관 재임시 직불금제 도입을 주도했던 서 후보자는 "휴무 때나 주말에 내려가 형을 도우면서 직접 경작했다"며 해명에 나섰다.
하지만 민주당 이윤석 의원은 "(수령한 시점이) 농어민신문사장 시절인데 1주일에 한번 갔다고 해도 직접 영농일은 50일밖에 되지 않는다"며 "농사를 지었다면 비료수매 영수증이라도 있어야 하지 않느냐"고 따졌다. 자유선진당 류근찬 의원도 "쌀직불금제를 직접 만든 서 후보자가 주말농장에 가듯이 농사를 지으면서 직불금을 수령한 것은 심각한 도덕적 해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서 후보자는 스스로를 '겸업 농업인'이라며 방어에 나섰지만 의원들의 질타는 계속됐고, 여당 의원들의 비판도 이어졌다.
한나라당 강석호 의원은 "농식품부 장관이 될 사람이 '직불금을 받았다 안 받았다'는 의혹을 받는 것 자체가 국민을 피곤하게 만든다"며 "인정하면 되지 왜 치사한 모양새를 보이느냐"고 지적했다. 같은 당 황영철 의원도 "회피성 답변이 이어지면 여당 의원도 곤혹스럽다"고 말했다.
민주당 김영록 의원은 또 "2006년 2월 농지원부를 작성할 때 청주시 상당구 농지와 과수원에 대해 후보자 본인이 자경 신고를 했으나 등록 전 1년간의 경작확인서 등 등록 요건이 전혀 없다"며 "그런데도 농지원부를 토대로 양도소득세 2,398만원 감면을 신청한 것은 문제"라고 따졌다
반면 한나라당 신성범 의원은 "차관까지 지낸 사람이 환갑을 앞두고 고향에서 농사를 지었다는 사실만으로 자랑스럽게 생각해야 한다"고 서 후보자를 두둔했다.
의원들이 추궁이 계속되자 서 후보자는 "제가 (쌀직불금을) 받은 것은 정당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니 좀 더 신중하게 판단했어야 했다"고 한발 물러섰다.
또 18대 국회의원 선거와 2006년 지방선거에서도 한나라당 공천 신청을 했던 서 후보자의 정치적 행보도 도마에 올랐다. 민주당 강봉균 의원은 "농사를 짓기 위해 고향에 내려간 것이 아니라 정치적인 뜻을 품고 선거하려고 고향에 간 것 아니냐"고 추궁했다.
이밖에 차관 퇴임 후 (서 후보자가) 몸을 담았던 김치협회에 3억3,000만원, 로컬푸드운동본부에 7,000만원 등 정부 예산이 지원된 데 대한 '전관 예우' 의혹이 제기됐고, 농촌진흥청장 재직시 지인이 운영하는 사료첨가물 회사가 정부 연구비를 지원 받을 수 있도록 편의를 봐줬다는 주장도 나왔다. 서 후보자는 "압력을 넣는다고 특혜가 이뤄지는 시대가 아니다"고 답변했다.
장재용기자 jyj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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