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규용 농림수산식품부 장관 후보자는 23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을 위한 국내 대책과 관련, "보완 대책이 안 되면 비준할 수 없다고 대통령에게 진언하겠다"고 말했다.
서 후보자는 이날 국회 농림수산식품위 인사청문회에서 "한미 FTA 보완 대책이 마련되지 않으면 비준할 수 없다는 것을 대통령에게 건의하겠는가"라는 민주당 강봉균 의원의 질문을 받고 이같이 답했다.
서 후보자는 한중 FTA와 관련, "농업 문제에서는 훨씬 파급이 큰 데 정부가 밀어붙일 만큼 준비가 됐다고 보는가"라는 강봉균 의원의 질문에 대해서도 "안됐다"고 말했다.
서 후보자는 "정부의 한미 FTA 대책이 미흡하지 않는가"라는 한나라당 강석호 의원의 질문에 대해 "농어민과 많이 접촉해보니 이것 가지고는 안 되겠다는 게 다수 의견이었다"며 "보완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한미 FTA 비준 후 미국이 쇠고기 수입을 추가로 요구할 경우의 대응책에 대해선 "국민의 찬성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청문회에서는 서 후보자의 답변 태도가 도마에 올랐다. 서 후보자가 직불금 수령 의혹에 대한 여야 의원들의 거센 추궁에 직접 도표를 들이대며 의원들을 향해 항의성 질문을 하자 국회 농림수산식품위원장인 최인기 의원(민주당)이 "후보자가 의원에게 질문하는 게 아니다"며 꾸짖었다.
서 후보자는 2002년 한중 마늘 파동 때 농림부 차관에서 사임한 배경과 관련, "협상 당시 중국산 마늘에 대한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를 연장하지 않기로 합의한 것을 몰랐다"며 "당시 농림부와 외교통상부 사이에 싸움이 일어났는데 내가 총대를 메고 사표를 냈다"고 말했다.
서 후보자는 인사청문회 끝에 "의원님들 말씀 잘 명심해서 개과천선하겠다"고 말했다.
유인호기자 yi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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