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어민처럼 영어를 유창하게 말하려면 반드시 외국에서 살다 와야 할까? 각종 영어 말하기 대회에서 우승한 학생 중에는 국내에서만 영어를 공부한 순수 국내파도 많다. 어떻게 하면 이들처럼 외국에 나가지 않고도 원어민 같은 영어를 구사할 수 있을까?
먼저 파닉스로 영어의 정확한 소리를 구분하는 법을 익혀야 한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흔히 범하는 실수 중 하나는 ‘f’와 ‘p’ 소리를 구분하지 못하는 것이다. 좋아하는 가수에게 “I’m your fan(나는 당신 팬이에요)”이라고 할 때 ‘fan’을 ‘pan’으로 발음하면 당신의 열렬한 ‘팬’이 아니라 ‘냄비’가 되는 곤란한 사태가 벌어지게 된다. 영어의 소리를 익힐 때는 검증된 프로그램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정확한 이론적 배경 없이 ‘파닉스 단기 완성’을 내세우고 있는 업체들도 많이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미국 초등학교에서조차 파닉스 교육은 2~3년 간에 걸쳐 꾸준히 이뤄진다는 점을 기억하는 것이 좋겠다.
영어의 각 소리를 정확하게 익혔다고 해도 억양과 강세를 무시한다면 기계가 말하는 것처럼 부자연스럽게 들린다. 예를 들어, calendar(달력)라는 단어는 1음절에 강세가 있는데, 우리나라 말을 하는 것처럼 강세 없이 또박또박 발음하면 원어민들은 십중팔구 알아듣지 못한다. 따라서 새로운 단어를 접했을 때는 사전을 찾아 발음과 함께 강세의 위치를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좋아하는 영화나 드라마, 오디오북 등 각종 오디오 자료를 활용해 영어 문장을 따라 말하는 것도 영어의 억양과 강세를 익히는 데 도움이 된다. 이때 자신의 목소리를 녹음해서 원어민의 발음과 비교해 들어 보면서 연습하는 것도 도움이 될 것이다.
그렇다면 발음과 억양만 좋으면 영어를 유창하게 말한다고 할 수 있는 것일까? 원어민과 비슷한 발음을 할 수 있다면 언뜻 듣기에 영어를 잘하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영어 문장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거나 말하는 내용이 부실하면 영어를 유창하게 한다고 평가하기 어렵다. 영어 발음이 곧 영어 말하기 실력이라는 함정에서 벗어나 제대로 된 영어 말하기 실력을 기르려면 영어로 된 글을 많이 읽어야 한다. 많은 글을 읽어 영어 문장 구조에 친숙해지고 풍부한 배경지식을 쌓으면 다양한 주제에 대해 조리 있고 유창한 말하기가 가능해진다.
영어로 된 글을 읽을 때는 다독과 함께 주요 표현에 신경 쓰면서 읽는 적극적인 읽기가 필요하다. 즉, 영어를 많이 읽는 것과 더불어 영어 표현에도 신경을 써야 말하기를 할 때 그 표현을 활용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영어를 읽을 때 reservation(예약)이라는 단어 하나에 집중하기보다는 그 단어가 make a reservation(예약을 하다)으로 사용되는 것을 기억했다가 실제로 말할 때도 사용해 보는 식이다. 이렇게 하나의 단어보다는 앞뒤로 연결하여 나오는 단어를 묶어 하나의 표현으로 정리하고 여러 번 소리 내어 말해보면 도움이 된다. 또한 책의 내용을 읽어주는 오디오북을 활용하면 발음과 강세 및 억양까지 함께 익힐 수 있어 말하기 연습에 효과적이다.
영어로 말할 기회를 최대한 많이 갖는 것도 방법이다. 주변에 영어로 대화를 나눌 원어민 친구가 있다면 가장 좋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방학을 이용해 국내외 영어캠프나 온라인 회화 프로그램들을 활용해 보는 것도 좋다. 펜팔로 친해진 원어민 친구가 있다면 인터넷 전화 등을 활용해 영어로 대화를 시도해보거나 영어 뮤지컬, 영어 연극 등을 관람하면서 재미있게 영어 말하기 실력을 키울 수도 있다. 또한 각종 영어 말하기 대회에 도전해 본다면 실력이 한층 향상될 것이다.
윤선생영어교실 국제영어교육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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