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예능 프로그램 판세가 바뀌고 있다. 수년째 일요일 저녁 부동의 1위를 지켜온 KBS2 '해피선데이'가 떨고 있다. 화제의 코너 '나는 가수다'를 앞세운 MBC '우리들의 일밤'이 무섭게 '해피선데이'를 추격, 22일 시청률 격차는 5.2%(AGB닐슨미디어리서치 집계)로 좁혀졌다. 시청률은 뒤지지만 이슈 면에서는 단연 '나는 가수다'가 앞서는 상황. KBS 제작진이나 관계자들 사이에서 '나는 가수다'에 졌다는 자조가 나올 정도다. 이날 첫 방송한 SBS '일요일이 좋다'의 '키스 앤 크라이'는 피겨 여왕 김연아의 첫 예능 진행 도전만으로도 화제를 모았지만 시청률 상승을 견인할 큰 반향을 일으키는 데는 실패했다.
세 프로그램은 일요일 오후 5시20분 동시에 시작해 각각 두 개의 코너를 내보낸다. '해피선데이'는 '남자의 자격'과 '1박2일', '우리들의 일밤'은 '나는 가수다'와 '신입사원', '일요일이 좋다'는 '키스 앤 크라이'와 '런닝맨'을 차례로 방송한다.
이날 맞붙은 세 프로그램의 시청률은 '해피선데이'(18.9%) '우리들의 일밤'(13.7%) '일요일이 좋다'(9.1%) 순. 전주에는 각각 18.4%, 12.1%, 9.6%를 기록했다. '1박2일'이 최지우 김하늘 염정아 등 특급 게스트를 섭외한 '여배우 특집'을 마련하고, '키스 앤 크라이'가 1회부터 바로 스케이트 경연을 펼치는 등 초강수를 뒀음에도 불구하고 프로그램 전체 시청률은 약간 하락했다.
반면 한달 간의 재정비 기간 후 첫 탈락자가 발표된 '나는 가수다'는 팽팽한 긴장감으로 어느 때보다도 시청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7명의 가수가 펼친 두 차례 경연 성적을 합산한 결과, 김연우가 탈락했다. '왕의 귀환'으로까지 불린 임재범이 맹장수술 후 회복 문제로 일시 하차하며 차질을 빚게 됐지만, 새로 합류할 가수나 탈락할 가수에 대한 궁금증 등 화제가 끊이지 않는 '나는 가수다'가 당분간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에 설 전망이다. '나는 가수다'에는 옥주현과 JK김동욱이 새로 합류한다.
그러나 '1박2일'의 뒷심과 '키스 앤 크라이'의 도전도 만만치 않다. '1박2일'의 여배우 특집이 몸풀기 게임 등 맛뵈기 정도만 보였을 뿐이며, 곧 제3회 시청자 투어까지 빅 카드들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아현, 아이유, 유노윤호 등 연예인 10명의 피겨 무대 도전으로 막을 올린 '키스 앤 크라이'도 재미와 감동 면에서는 큰 호응을 얻지 못했지만 짧은 기간에 기량을 올린 스타들의 모습이 눈길을 끄는 등 무난하게 출발한 만큼 뒷심을 발휘할 수 있다.
채지은기자 c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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