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자살 암시 글을 트위터에 올려 논란이 됐던 MBC 스포츠플러스 아나운서 송지선(30)씨가 결국 자신의 집에서 투신해 숨졌다.
23일 오후 1시46분께 서울 서초동 25층짜리 H오피스텔 앞에 송씨가 떨어져 숨져 있는 것을 경비원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서울 서초경찰서는 출동 당시 오피스텔 19층 송씨의 집 창문이 열려있던 점으로 미뤄 송씨가 스스로 뛰어내려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사고 직전 함께 있었던 것으로 알려진 송씨의 어머니는 자리를 비운 상태였다.
신고를 한 경비원은 "'쿵' 소리에 뛰어 나가보니 지하주차장 입구의 플라스틱지붕을 뚫고 바닥으로 떨어진 20대로 보이는 여성이 피를 흘린 채 쓰러져 있었다"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유족을 통해 송씨 신원을 최종 확인했으며,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송씨의 이날 자살은 어쩌면 예견된 일이다. 16일 전인 7일 오전 송씨는 '뛰어 내리려니 너무 무섭고 목을 매니 너무 아파요. 비 오는 창 밖을 향해 작별인사 다 했어요'라는 글을 트위터에 올렸고, 이를 본 지인이 신고해 경찰과 119구조대가 출동하는 소동을 빚었다. 자살 암시 글 몇 시간 전에는 송씨의 싸이월드 미니홈피에 야구선수 임태훈(23)과의 은밀한 스킨십을 묘사한 글이 올라와 네티즌들 사이에 진위 논란이 벌어지기도 했다.
네티즌들은 "언론의 과도한 관심이 그를 자살로 내몰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송씨는 스캔들에 얽힌 사생활이 낱낱이 언론을 통해 공개되고 자살 암시 글의 파장이 커지자 진행을 맡던 '베이스볼 투나잇 야'에서 사실상 하차했고, 사고 당일인 23일엔 MBC의 최종징계 결과가 예정돼 있었다. 심지어 20일 한 방송연예 프로그램은 임 선수와 송씨의 실명까지 거론하며 "여자가 일곱 살 많으면 애 데리고 논 거야" 등의 인신비하 발언까지 내보냈다.
전문가들은 자살을 미리 막지 못한 게 안타깝다는 반응이다. 이창한 행복정신과의원 원장은 "야구팬 사이서는 유명인사인 송씨가 수많은 팔로워를 이끌고 있어, 문제가 될 것을 알면서도 자살 암시 글을 트위터에 올렸다는 건 그전부터 심각한 우울증을 앓고 있었다는 증거"라며 "이후에 적절한 조치가 취해졌어야 한다"고 말했다.
정민승기자 ms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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