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채만한 크기의 깡통과 쓰레기로 뒤덮인 폐허 속에 어둠이 밀려오는 고요한 밤. 오늘은 1년에 한 번 고양이들이 한자리에 모여 자신들이 젤리클 고양이임을 알리는 특별한 축제가 열리는 날이다.
천국으로 보내 새 생명을 얻게 할 한 마리의 고양이를 선택하려는 순간, 한 때 순수하고 매혹적이었던 고양이 그리자벨라가 나타난다. 바깥 세상으로 나갔다가 늙고 병든 모습으로 되돌아온 그리자벨라는 그 유명한 곡 '메모리'(Memory)를 열창하며 새로운 시작을 꿈꾸고 마침내 다시 태어날 고양이로 선택되며 축제는 막을 내린다.
기발한 상상력과 유쾌한 몸놀림으로 고양이를 통해 인간의 삶을 내면화한 뮤지컬 '캣츠'(Cats)가 1981년 5월11일 뮤지컬의 본고장인 영국 웨스트엔드 뉴런던씨어터에서 세상에 첫 선을 보였다. T.S 엘리엇의 시집 <지혜로운 고양이가 되기 위한 지침서> 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캣츠'는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Jesus Christ Superstarㆍ1970) '에비타'(Evitaㆍ1976) '오페라의 유령'(The Phantom of the Operaㆍ1986)> 등을 만든 작곡가 앤드류 로이드 웨버에 의해 탄생한 후 폭발적인 인기를 끌며 뮤지컬계의 기록을 갈아치웠다. 지혜로운>
82년 미국 브로드웨이 윈터가든에서 개막된 이래 2000년 9월10일을 마지막으로 18년간 이어진 7,485회의 공연을 종료했고, 런던 웨스트엔드 공연도 2001년 8,950회를 끝으로 마무리됐다.
주제곡 '메모리'는 수백 명의 배우 및 오페라 가수들에게 애창되었고, 지금도 전 세계 300여 개가 넘는 도시에서 14개 국의 언어로 번역돼 공연 중이다. 현재 미 브로드웨이 최장 공연 기록은 '캣츠' '레미제라블'(Les Miserablesㆍ1987) '미스 사이공'(Miss Sigonㆍ1991)과 함께 세계 4대 뮤지컬이라 일컬어지는 '오페라의 유령'이 차지하고 있다.
요즘 방송가에는 '슈퍼스타K'의 흥행에 힘입어 '나는 가수다' '오페라스타' 등 공개 오디션과 경쟁 프로그램이 많은 인기를 얻고 있다. 가정의 달인 5월, 이번 주는 부모님과 스승을 모시고 오페라와 뮤지컬 여행을 한 번 떠나보심이 어떠할지….
손용석 기자 ston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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