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국민 대다수는 개인의 능력과 노력만으로는 이른바 명문학교에 진학하거나 원하는 직업을 얻기 힘들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개인의 능력보다는 가정의 경제적 수준 등 배경적 요인이 더 영향을 끼쳐 ‘더 이상 개천에서 용이 나오지 않는다’는 인식이 팽배한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한국교육개발원의 류방란 교육제도복지연구실장이 교육계간지 봄호에 소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우리사회에서 개인의 능력과 노력으로 가정의 경제적 수준과 무관하게 명문학교에 갈 수 있다’는 문항에 응답자의 68%가 부정적으로 답했다. 이 조사는 지난 2월 교육개발원 홈페이지를 통해 교사 등 전국 성인남녀 510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특히 젊은 층의 부정적인 응답이 두드러져 20~30대 응답자 가운데 83%가 이에 공감하지 않았다. 부정적인 응답률은 40대가 71%, 50대가 58%, 60대 64%였다.
‘개인의 능력과 노력으로 경제적 수준과 무관하게 원하는 직업을 얻을 수 있다’는 문항에서도 전체응답자의 70%가 ‘그렇지 않다’고 대답했다.
류 실장은 이런 결과에 대해 “외환위기 이후 교육, 주거, 문화 등 다양한 부문에서 나타나는 계층간 격차 심화 현상에 대한 문제의식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류 실장은 “교육의 공정성이란 개인이 교육기회를 획득하고 교육을 받아 성취를 이루는 과정에서 개인의 의지, 능력, 노력 이외에 가정배경 등의 요인이 장애가 되지 않는 것”이라며 “이런 원리가 실현되기 위해서는 공교육이 가정배경 등에 의해 직접적인 영향을 받지 않도록 제도화돼야 한다”고 말했다.
한준규기자 manbo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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