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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일근의 길 위의 이야기] 황금회화나무를 심은 뜻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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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일근의 길 위의 이야기] 황금회화나무를 심은 뜻은

입력
2011.05.23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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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승의날이 가까워졌을 때 청암 스승께 전화를 드려 정원에 이팝나무와 회화나무를 심어 드리고 싶다고 했다. 청암장의 정원은 소나무부터 작은 들꽃까지 작은 동산을 이루고 있는데 스승께서 평생 손수 가꾸신 ‘작품’이다. 정원이라고 해서 저택을 상상하지 마시길. 신마산 문화동 오래된 주택의 작은 마당을 정성으로 꾸미셨다. 스승께 두 나무를 권한 것은 쌀밥나무인 이팝나무는 내가 지금까지 얻어먹은 밥과 앞으로도 얻어먹을 밥값의 뜻으로, 회화나무는 길상목(吉祥木)이며 학자목(學者木)이기 때문이었다. 스승께서는 당신의 정원이 만원이며 둘 다 높이 자라는 교목이어서 관리가 힘들다는 이유로 정중히 사양하셨다. 그래서 내가 내민 히든카드가 회화나무가 황금회화나무라는 것, 몸통이 온통 금빛이 난다고 자랑했다. 겨우 허락을 받았지만 스승은 정원의 질서를 위해 아주 작은 친구를 가져오라고 했다. 청암장에 도착했을 때 스승께서는 나무를 심으면 되도록 준비를 해 놓으셨고 나는 스승과 함께 황금회화나무를 심었다. 스승께서 이 나무가 자라는 동안 내내 건강하시길 빌었다. 출근길에 가끔 들려 황금회화나무의 상태를 살펴보는데 스승의 애정이 각별하셨다. 실학자 서유규 선생의 에 중문에 회화나무가 있으면 3세(世)가 부귀영화를 누린다고 했다. 스승의 청빈한 성품을 아는지라 차마 그 말씀은 드리지 못했다.

시인ㆍ경남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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