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미국 정부가 경북 칠곡군 왜관읍 미군기지 캠프 캐럴의 고엽제 매몰 문제와 관련해 공동조사를 조속히 진행하기로 합의했다. 또 환경전문가와 지역주민대표 등으로 구성된 '민관합동 조사단'은 23일 기지를 방문해 현장 점검을 갖기로 했다.
육동한 총리실 국무차장은 22일 고엽제 매몰 문제와 관련한 '정부대응 태스크포스(TF)' 1차 회의를 주재한 뒤 이 같이 밝혔다.
그는"미국 측도 사안의 긴급성과 중요성을 인식, 신속한 해결을 위해 우리 측과 적극적으로 협의에 임했다"면서 "미국 측은 캠프 캐럴 기지 내 환경 관련 자료도 우리와 공유키로 했다"고 말했다. 양국 간 합의는 임관빈 국방부 국방정책실장과 존 디 존슨 미8군 사령관 사이에서 이뤄졌다.
이와 관련 존슨 사령관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21일 한국 국방부 및 환경부 관계자와 현장을 방문한 사실을 전하면서 "우리는 합동평가의 일환으로 캠프 캐럴에서 무엇을 조사하고 시험할 지와 모든 가용 자료를 공유하는 데 동의했다"며"우리의 분석은 신중, 철저하고 투명하게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미 8군 사령관은 미국 측 태스크포스 팀장을 맡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양측은 이르면 이번 주 공동조사단을 구성하고 기지 내부와 주변지역에 대한 조사를 진행할 방침이다.
육 차장은 동두천 등 다른 미군기지의 독극물 불법폐기 의혹과 관련해선 "현재는 캠프 캐럴이 급선무"라며 "나머지 지역의 경우 (의혹 제기의) 신빙성 때문에 조사 여부를 예단할 수 없다"고 말했다.
아울러 현지 주민대표와 환경전문가, 해당 지방자치단체 관계자 등이 참여한 민관합동 조사단은 23일 캠프 캐럴을 방문, 기지 내 오염 상황을 파악하고 매몰 의혹 지역에 대한 현장 조사를 벌이기로 했다.
경북도 보건환경연구원도 21일 미군기지를 둘러 싸고 있는 경북 칠곡군 왜관읍의 지하수 관정 53개 중 식수로 사용하는 5개소의 물을 채취, 수질검사에 들어갔다.
한편 1978년 캠프 캐럴에 고엽제를 파묻었다고 증언한 퇴역 주한미군 스티브 하우스씨는 78년 이전에도 고엽제가 매립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하우스씨는 22일 MBC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국내 증언자들이 제기한 1978년 이전의 추가매립 가능성에 동의한다"며 "관련 근거는 변호사에게 이미 얘기했고 어떤 시기가 오면 이 사실을 공개하겠다"고 말했다.
칠곡=정광진기자 kjcheong@hk.co.kr
고성호기자 sung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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