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의 국부로 불리는 리콴유(李光耀ㆍ87) 초대 총리가 최근 선임장관직에서 물러난 가운데 아들 리센룽(李顯龍ㆍ58ㆍ사진) 총리가 수백만달러에 달하는 각료들의 고액 연봉을 대폭 줄이기로 해 주목된다.
싱가포르 신임 각료들은 최근 수백만달러인 자신들의 연봉을 깎는 데 합의했다고 AFP통신이 22일 보도했다. 이는 지난 총선에서 충격을 받은 싱가포르 정부 개혁 정책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리 총리도 21일 새 내각을 발족하며 "정부는 앞으로 사회의 모든 부분에 관심을 가질 것"이라고 밝혔다. 7일 치러진 총선에서 집권당인 인민행동당(PAP)은 87석의 의석 중 81석을 차지하는 데 그쳤고, 지지율도 2001년(75%)과 2006년(67%)에 비해 크게 떨어진 60%에 머물렀다.
리 총리는 일단 연봉 130만~245만달러(한화 14억~26억원) 각료의 급여를 재검토할 위원회를 꾸린 상태이다. 싱가포르에선 그 동안 능력 있는 공직자를 끌어 들이고 부정부패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높은 급여가 필요하다는 논리로 각료들이 고액 연봉을 받아 왔다. 그러나 각료들의 고액 연봉이 주택 및 생필품 가격 상승과 대비되며 여당 지지율을 크게 떨어뜨렸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또 일각에선 리 총리가 아버지의 그늘에서 탈피, 본격적인 차별화를 꾀하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제기되고 있다.
한편 리 총리가 유권자들을 누그러뜨리기 위해 사회ㆍ경제적 변화를 도입하더라도 기업 친화적인 싱가포르의 명성을 잠식시키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전망이다.
배성재기자 passi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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