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고등훈련기 T_50(골든이글)이 마침내 세계로 날았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은 25일 "인도네시아 국방부와 오후 7시(한국시각) T_50 16대, 총 4억 달러 규모의 수출계약에 최종 서명했다"며 "2013년까지 인도를 완료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로써 한국은 미국, 러시아, 영국, 프랑스, 스웨덴에 이어 세계에서 6번째로 초음속 항공기 수출국에 진입했다. 최소한 몇 달씩 걸리는 전례를 깨고 지난 달 12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지 40여일 만에 체결한 초스피드 계약이다.
T_50 한 대 수출에 따른 경제적 파급효과는 중형 자동차 1,000대에 맞먹는다. 이번 수출로 6억5,000만 달러의 생산유발 효과, 1억7,000만 달러의 부가가치, 7,700명에 달하는 신규고용 창출효과가 기대된다고 KAI는 분석했다.
T_50은 러시아의 Yak_130, 체코의 L-159와 최종 경합을 벌였다. 특히 러시아 항공무기를 선호해 온 인도네시아에서 거둔 성과여서 의미가 더 크다.
추가 수출에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스라엘은 신형 훈련기를 도입하기 위해 지난해 한국과 이탈리아에 자료 제출을 요구했고, 미국은 이르면 올해부터 최대 500여대의 고등훈련기를 교체할 계획이다. 폴란드, 인도, 아랍에미리트(UAE)도 T_50이 진출할 수 있는 유망 시장이다. KAI는 "2030년까지 60여 국에 3,000여대의 시장이 형성될 것"이라며 "이 중 1,000대 이상을 점유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세계시장의 문턱을 넘지 못해 침체된 국내 항공산업에도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된다. T_50은 명품무기라는 자부심에도 불구하고 경쟁 기종에 비해 높은 가격 때문에 번번이 수출이 좌절됐었다. 하지만 첫 수출에 성공함으로써 "최고의 무기는 시장에서 통한다"는 점을 보여줬다.
김광수 기자 rolling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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