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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 탄돌이와 명박돌이의 운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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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 탄돌이와 명박돌이의 운명

입력
2011.05.22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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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여야 국회의원들의 표정은 자못 긴장돼 있다. 내년 4월11일 치러지는 총선이 불과 10개월 보름 앞으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몸은 여의도에 있어도 마음은 항상 표밭에 가 있다. 마치 학기말 시험을 앞둔 학생들 같다. 특히 재선 고비를 넘어야 하는 초선의 여당 의원들은 안절부절못하고 있다. 대통령 임기 5년 차에 치러지는 총선에서 여당이 고전을 면치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기 때문이다.

벌써부터 여의도 주변에는 괴담이 나돌고 있다. "내년에 서울지역 국회의원 48석 중 여당 몫은 10석을 넘지 않을 것이다." "18대 총선 때 탄돌이들이 추풍낙엽처럼 사라졌는데, 19대 총선에서 살아남는 타운돌이와 명박돌이는 몇 명 되지 않을 것이다. "등의 얘기들이다.

'탄돌이'는 2004년 17대 총선 때 노무현 전 대통령의 탄핵 반대 열풍을 타고 쉽게 금배지를 따낸 열린우리당 의원들을 뜻한다. 이들 중 대다수가 이명박 정부 첫해인 2008년에 치러진 18대 총선에서 고배를 마셨다. '명박돌이'는 18대 총선 때 이 대통령의 높은 지지율 덕분에 당선된 한나라당 의원들을 의미한다. 대체로 친이계 의원들이다. 이 가운데 수도권에서 '뉴타운' 개발 공약을 해서 더욱 쉽게 당선된 의원들을 '타운돌이'라고 부른다.

내년 여당 소장파 추풍낙엽 되나

지난 3년 동안 '명박돌이'들의 정치 활동을 유심히 들여다봤다. 그들 중에서 정책과 비전, 리더십을 제대로 보여준 의원은 매우 드물었다. 15대 총선 때 김문수 경기지사, 안상수 이재오 홍준표 김무성 의원(이상 한나라당) 정동영 정세균 천정배 의원(이상 민주당) 등이 국회에 입성한 것과 비교하면 17대, 18대 국회의 초선 중에는 눈에 띄는 의원들이 적다. 16대 때도 임태희 대통령실장과 원희룡 정병국 전재희 의원(이상 한나라당) 김부겸 정장선(이상 민주당) 의원 등이 새로 등장했다.

그 동안 실력을 보여주지 못했던 한나라당의 소장파 의원들은 여당의 4 ∙27 재보선 참패를 보면서 더욱 놀랐을 것이다. 그들이 '새로운 한나라'라는 모임을 만들어 당의 변화와 쇄신을 요구하는 심정은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다. 그들은 이 대통령 비판에 앞장서는 한편 계파 타파도 촉구하고 있다. 다 좋은 주장이다. 그러나 그들의 주장에선 진정성을 찾기 어렵다. 그간의 언행과는 다른 말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새로운 한나라'는 친이계에서 이탈한 소장파와 친박계 일부, 중립 성향 의원 등 총 44명이 참여하고 있는 연합군이다. 소장파 의원들 중에는 친이계 계보 모임에서 적극적으로 활동했던 인사들도 있다. 이 대통령이나 친이계 실세 의원들을 찾아가 "국회의원 후보 공천을 받도록 도와 달라"고 부탁했던 사람들도 있다.

친이계의 대다수 의원들은 얼마 전까지 이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대해 쓴소리를 거의 하지 못했다. 이 같이 처신했던 의원들이 최근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에 맞춰 여권 쇄신을 외치고 있는 것이다.

'새로운 한나라'에 참여하는 친박계 의원들의 행태도 이해하기 어렵다. 누가 봐도 분명한 친박계인데도 '탈 계파'를 주장한다. 그들이 박근혜 전 대표의 문제점을 지적했다는 얘기를 들어본 적도 없다.

'새로운 한나라', 반성문부터 써야

재보선 기간에 "우리 당이 이번에 완패해야 당이 달라질 텐데…"라고 말하면서 수수방관했던 일부 소장파 의원들이 '재보선 패배 책임론'을 제기하는 것도 앞뒤가 맞지 않는다. 그래서 '새로운 한나라'에 대해 "탈 계파 모임이 아니라 그 동안의 계파 색깔을 탈색하거나 숨기기 위한 계파 세탁소"라고 비아냥거리는 얘기들이 나오는 것이다.

무슨 주장을 하든지 최소한의 진정성은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유권자의 심판을 받게 된다. '이게 진심입니다.'라고 설득하려면 "그 동안 내가 이런 잘못을 했습니다."라는 반성문부터 써야 한다. 차라리 낙선할 수 있다는 자세로 자신을 쇄신해야 국회의원 재선을 꿈꿀 수 있을 것이다.

김광덕 정치부장 kd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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