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군에서 재충전을 마치고 돌아온 박찬호(38ㆍ오릭스)가 눈부신 호투를 펼치고도 불펜 난조로 다 잡은 승리를 놓쳤다. 나란히 복귀한 이승엽(35)도 4번 타자로 첫 선발 출전해 안타를 기록하며 부활의 조짐을 보였다.
박찬호는 22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요미우리와의 인터리그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 6이닝 동안 안타 3개와 4사구 3개만 내주고 무실점을 기록했다. 지난달 29일 라쿠텐전 이후 3경기 만의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 승리를 눈앞에서 놓쳤지만 평균자책점은 종전 4.13에서 3.49로 크게 떨어뜨렸다. 시즌 성적은 1승4패. 지난달 12일 1군에서 말소됐다가 꼭 열흘 만에 돌아온 박찬호는 머리도 짧게 자르고, 말끔히 면도까지 한 모습으로 새로운 각오를 비쳤다.
넘치는 의욕은 모처럼 완벽한 피칭으로 이어졌다. 최고 구속도 146㎞까지 나왔고, 투구수도 비교적 효율적으로 관리하며 6회까지 94개의 공을 던졌다. 1회 수비 실책이 나왔지만 실점 없이 이닝을 마친 박찬호는 2회에도 선두타자 아베 신노스케를 볼넷으로 내보냈지만 후속 세 타자를 범타로 요리했고, 3회도 무실점으로 잘 막았다.
4회 박찬호는 안타 2개와 몸에 맞는 볼로 1사 만루의 최대 위기에 몰렸다. 그러나 8번 쓰부라야 타석 때 폭투를 범한 뒤 3루 주자 라미레스를 홈에서 잡아 전화위복이 됐다. 이후 5회와 6회를 연속 삼자범퇴로 막아낸 뒤 7회 타석 때 대타 기타가와와 교체돼 이날 투구를 마쳤다.
센트럴리그인 요미우리 홈경기로 치러지면서 박찬호는 룰에 따라 일본 무대에서 처음으로 타석에도 들어섰다. 3회 첫 타석에서는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지만, 5회 무사 1루에서는 투수 앞 희생번트를 성공시켜 메이저리그에서 검증 받은 타자로서의 임무도 100% 완수했다.
그러나 오릭스의 빈약한 타선과 불펜은 박찬호의 시즌 2승째를 지켜주지 못했다. 오릭스는 7회 사카구치의 희생플라이로 0의 균형을 깼지만, 9회 마지막 수비에서 등판한 마무리투수 기시다가 안타와 볼넷으로 흔들린 뒤 결국 7번 야노에게 동점 적시타를 허용하고 말았다. 오릭스는 연장 10회 접전 끝에 4-1로 승리해 박찬호로서는 더욱 아쉬움이 남는 경기였다.
한편 이승엽은 3타수 1안타 1볼넷을 기록했다.
성환희기자 hhs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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