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니·구글 스마트TV, 삼성전자·MS 옴니아Ⅱ제휴상품 줄줄이 실패 기업 평가에 악영향만
최근 빈번하게 일어난 세계 정보기술(IT) 업계의 합종연횡이 빛을 잃어가고 있다. 연계 효과 창출이란 당초 목적과 달리 별다른 소득이 없어 기업 평가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소니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 노키아 삼성전자 등이 잇따라 제휴를 맺고 야심찬 계획을 발표했으나 결과가 미진해 제휴 효과에 의구심이 일고 있다. 대표 사례가 지난해 10월 소니가 구글과 손잡고 북미지역에 내놓은 스마트TV인 구글TV다. 출시 전부터 많은 관심을 모은 이 제품은 정작 시장에선 큰 호응을 얻지 못했다.
가장 중요한 온라인 장터(앱스토어)인 구글 안드로이드 마켓을 이용할 수 없기 때문. 스마트TV의 핵심은 앱스토어에서 다양한 콘텐츠를 내려받는 것인데, 안드로이드 마켓을 이용할 수 없으니 스마트TV라는 이름이 무색한 지경이다.
편리를 위해 리모콘에 탑재한 컴퓨터용 쿼티 자판도 오히려 복잡해 보여 단점으로 작용한다. 이 때문에 46인치 구글TV는 현지 유통업체인 베스트바이에서 출시 당시 가격보다 200달러나 떨어진 1,199달러에 팔리고 있다. 소니코리아 관계자는 "구글TV에 안드로이드 마켓을 지원하는 시점은 아직 모른다"며 "그래서 미국 이외 다른 지역에는 아직 구글TV가 출시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삼성전자가 MS와 손잡고 2009년에 내놓은 스마트폰 옴니아Ⅱ도 실패작이다. 이 제품은 MS의 스마트폰 운용체제(OS)인 '윈도 모바일'이 탑재됐다. 문제는 잦은 오작동과 불편한 사후관리(AS) 때문에 구매자들과 보상 마찰을 빚고 있다는 점이다. 이통 3사를 통해 80만 원대에 출시된 이 제품은 국내에서 약 60만 대가 팔렸다. 일부 옴니아Ⅱ 이용자들은 삼성전자와 이동통신 업체가 합의해 20만 원으로 책정한 보상안을 거부하고 법적 소송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세계 시장 점유율 하락으로 창사 이래 최대 위기를 겪고 있는 노키아와 MS의 전략적 제휴 역시 비관적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스티븐 엘롭 노키아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자체 개발한 스마트폰 OS인 심비안을 포기하고 MS의 윈도폰7을 채택한다"며 "이를 통해 연간 10억 유로를 절감할 수 있을 것" 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관련 업계에서는 노키아가 OS를 심비안에서 윈도폰7으로 교체하는 과정에 시간이 지체되면 세계 시장 점유율이 더 떨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노키아는 아직까지 MS의 윈도폰7을 탑재한 첫 번째 스마트폰이 언제 나올 지 공표하지 않았다.
MS가 인터넷전화 업체 스카이프를 인수한 것에 대해서도 말이 많다. 여기 쏟아 부은 85억 달러(약 9조1,885억원)의 투자 금액이 지나치다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생존을 위해 진행하는 전략적 제휴가 불황과 맞물리는 바람에 반드시 긍정적 효과를 낼 것이라고 장담하기 어렵다"며 "시장이 급변하는 상황에서 잘못된 제휴는 기업의 신용도만 떨어뜨릴 수 있다"고 전했다.
허재경기자 rick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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