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월드 인사이드] 권력의 힘에 취해… 그들의 '나쁜 정사'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월드 인사이드] 권력의 힘에 취해… 그들의 '나쁜 정사'

입력
2011.05.20 17:30
0 0

英 IBTimes '세계 정치권 10대 섹스 스캔들'… 스트로스 칸이 3위에

"권력은 최고의 최음제다."

미 닉슨 행정부 시절 국무장관을 지낸 헨리 키신저는 권력과 성(性)의 상관 관계를 이렇게 표현했다. 1970년대 초 신인 여배우와의 추문에 대해 해명하면서 한 말인데, 권력의 속성을 상징적으로 묘사한 대목이다.

도미니크 스트로스 칸 국제통화기금(IMF) 총재가 성폭행 혐의로 중도 사퇴하면서 성추문으로 곤욕을 치른 권력자들의 이름이 다시 언론에 오르내리고 있다. 영국의 온라인 뉴스매체인 인터내셔널비즈니스타임스(IBTimes)는 스트로스 칸 총재가 체포된 뒤 세계 정치권의 10대 섹스스캔들을 선정, 보도했는데 그의 이름을 3위에 올렸다.

성추문으로 불명예 퇴진한 정치인들

성추문에 휘말린 권력자 중에선 모세 카차프 전 이스라엘 대통령이 단연 첫 손가락에 꼽힌다. 대통령 재직 중이던 2006년 무려 10명의 여성을 성폭행 또는 성추행 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여기엔 강간도 포함돼 있었다. 그는 사임 요구를 거부하고 탄핵까지 피해갔지만, 결국 2007년 1월 임기 만료를 2주 남긴 채 불명예 퇴진했다. 2009년 3월 강간죄로 기소돼 2010년 12월 유죄 판결을 받았고, 지난 3월 징역 7년을 선고받았다.

1963년 영국 보수당 해럴드 맥밀런 내각의 국방장관이었던 존 프로퓨모는 갓 스무살 넘은 콜걸과의 혼외정사로 공직을 떠나야 했다. 프로퓨모는 귀족가문 출신으로 차기 총리로까지 거론됐지만 콜걸의 애인이었던 당시 주영 소련대사관 주재 무관이 스파이라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낙마했다. 영국 언론들은 이를 '프로퓨모(profumo) 사건'이라 부르며 20세기 영국 최대 섹스 스캔들로 꼽는다.

정치인의 도덕성에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는 미국에선 성추문으로 대권 도전을 포기한 이들이 여럿 있었다. 미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 두 차례 나섰던 존 에드워즈 전 상원의원은 2008년 버락 오바마 대통령보다 6개월 앞서 경선에 뛰어들었으나 부하 여직원과의 부적절한 관계가 드러나면서 중도 하차했다.

엘리엇 스피처 전 뉴욕 주지사는 2008년 사법당국에 의해 고급 매춘조직의 주요 고객이었음이 들통났다. 그는 최소 7차례 매춘 업소를 찾았으며, 호텔을 예약하면서 선거자금까지 유용한 혐의를 받았다. 뉴욕주 검찰총장 출신으로 '월가의 저승사자'로 불렸던 그는 이 때문에 결국 물러나야 했다.

북아일랜드 자치정부 총리의 부인인 아이리스 로빈슨 전 의원은 2008년 자신보다 40살 아래인 청년과 부적절한 관계를 맺고, 부동산 개발업자로부터 5만 파운드를 끌어다 그의 카페에 투자한 혐의를 받았다. 북아일랜드 의회는 피터 로빈슨 총리가 아내의 금전거래 사실을 알았는지에 대해 조사했고, 이 과정에서 로빈슨 총리는 3주간 총리직에서 물러나 있어야 했다. 아이리스 전 의원은 출당 조치됐다. 짐 맥그리비 전 뉴저지 주지사는 재임 중이던 2004년 자신의 측근이었던 골란 시펠과의 동성애 사실을 고백한 뒤 사임했다.

섹스스캔들로 조롱의 대상된 지도자들

빌 클린턴 전 미 대통령의 섹스스캔들은 '지퍼게이트'로 불린다. 그는 1995~1997년 백악관 인턴직원이었던 모니카 르윈스키와 수 차례 성적인 관계를 가졌던 것으로 드러나 하원에서 대통령 탄핵안이 통과되는 등 곤욕을 치렀다. 다행히 상원 투표에서 부결되면서 임기는 마쳤지만, 정치인 관련 성추문에 빠지지 않는 단골 메뉴가 됐다.

얼마 전 아놀드 슈워제네거 전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가정부와 무려 20년간 바람을 피워 아이까지 낳은 사실이 드러나 충격을 줬다. 그는 정자(sperm)와 종결자(terminator)를 합성한 '스퍼미네이터'란 별명까지 얻었다. 다행히 주지사 임기는 마친 뒤라 중도 사퇴는 면했다.

현직인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이탈리아 총리와 관련된 언론기사에는 섹스파티를 지칭하는 은어인 '붕가붕가'(Bunga Bunga)가 빠지지 않는다. 그는 현재 미성년 성매매 혐의로 재판중이다. 1994년 총리에 오른 뒤 수많은 성추문에도 불구하고 총리직을 유지해왔지만, 이번엔 빠져나가기 힘들 것이란 전망이 많다.

최근 미 공화당 차기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한 뉴트 깅리치 전 하원의장은 자신의 비서와 6년간 혼외정사를 즐긴 사실이 알려지자 두번째 부인과 이혼한 뒤 아예 그 여성을 세 번째 아내로 들였다.

신정훈기자 hoon@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