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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메시지] 도 넘은 온정주의 극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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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메시지] 도 넘은 온정주의 극복

입력
2011.05.20 1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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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주재 외국인들이 한국의 세계화를 가로막는 요인으로 온정주의를 꼽은 바 있다. 서양의 합리주의적 관계형성과 달리 동양 농경사회의 유산으로, 상대방 정감(情感)에 호소하는 방식인 온정주의는 적당한 선을 유지하면 사회를 따뜻하고 아름답게 유지할 수 있다.

하지만 선을 넘어서면 문제가 발생하며, 특성상 대부분 선을 넘어서게 된다. 불합리를 눈감아 주고 소신을 말할 수 없게 되며, 다수 의견에 적당히 맞추어가게끔 유도하기도 한다. 결국 명철한 판단이 불가능해지고, 대충 '때우고' 넘기는 적당주의가 만연하게 된다.

사람은 본능적으로 변화와 개선을 거부한다. 개선의 결과로 얻을 수 있는 과실보다는 과정 중에 나타나는 스트레스에 먼저 집중해서다. 고금을 막론하고 어느 조직이나 변화가 있을라치면 반대하는 세력이 나오게 마련이다. 문제는 감성이 지배하는 조직일수록 반대 세력에 쉽게 동조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온정주의는 기업과 같은 조직에 득보다 실을 더 많이 가져다 줄지 모른다.

㈜하림도 수도권이 아닌 지방에 본사와 공장이 소재한 탓인지 조직 내부와 외부로 온정주의가 팽배했고, 그 폐해도 적지 않았다. 회사 제품을 자기 것인 양 상사에게 선심 쓰는 것부터 인정에 못 이겨 청탁을 들어주는 등 구태를 조직 여기저기서 볼 수 있었다.

어떤 방식으로든 개혁은 필요했고, 그래서 교육과 학습을 통한 개혁이 이뤄졌다. 감성 리더십이나 인간관계향상, 코칭스킬 등의 감성교육은 왜곡된 온정주의적 인간관계를 재정의 했고, 경영의 밑바탕으로 삼은 '섬김의 리더십'은 권위주의를 몰아냈다.

감성교육과 더불어 논리적 합리성을 키울 수 있는 이성교육도 함께 진행됐다. 파워엘리트(사내MBA), 문제해결능력 향상 등 이성교육은 합리성을 토대로 문제의 논리적 접근과 해결을 가능케 해 직원들이 올바른 판단을 내릴 수 있도록 도왔다. 그러자 조직 구성원간에 '내 의견이 틀리고 타인 의견이 옳을 수도 있다'는 사고를 바탕에 갖고 의견을 교류해 자연스레 상하간 소통이 활성화되고 논리적 사고를 향상시킬 수 있다.

변화는 신입사원보다 고참사원이, 조직 하층보다는 상층에서 더 어려워했다. 타성에 젖어 있고 익숙한 것들이 더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자연이든 조직이든 관성의 법칙은 적용되는가 보다. 무엇이든 처음이 어렵지 움직이기 시작하면 이 또한 움직임에 익숙해지고 변화가 당연시되는 문화로 바뀌게 돼서다.

이문용 ㈜하림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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